제53장
떠나는 주하진은 뒷모습조차 초라해 보였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는 강아영은 이유 없이 눈가가 붉어졌다. 그녀는 주하진이 사람들을 데리고 채미현을 혼내주려 하던 어젯밤을 떠올렸다.
주하진은 강아영의 만류를 듣고 돌아가려고 했지만 그녀 앞에 서서 말했다.
“아영 씨, 난 항상 아영 씨 뒤에 있어요. 그러니 두려워하지 마요.”
강아영은 주하진과의 만남을 끊으면 모든 게 완전히 끝날 줄 알았다.
하지만 그가 이렇게 어리석게 행동할 줄은 몰랐다.
주하진은 진심으로 그녀를 좋아하고 있었던 것이다.
주하진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진 후에야 서지훈은 느긋하게 의자에 기대며 간호사에게 계속 약을 바르라고 손짓했다.
“재미있어요?”
서지훈은 강아영을 힐끗 바라보며 시큰둥한 표정을 지었다. 주하진을 대할 때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널 돕는 거야.”
“날... 돕는다고요?”
웃겨도 이렇게 웃긴 말이 없었다.
“주하진이 너한테 진심을 품었어. 너도 마음이 흔들리고 있잖아. 난 그저 네가 결혼 중에 잘못된 길로 가는 걸 막는 것뿐이야.”
“지금 남 비난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요? 도대체 무슨 생각인 겁니까?”
안지은은 참지 못하고 말했다.
서지훈이 이지원과 연일 스캔들에 시달리며 밤을 보낸다는 소문이 파다한데 정말 너무 화가 났다.
곧 안지은은 강아영의 손을 잡고 가버렸다.
그러자 서지훈은 강아영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천천히 말했다.
“얼른 돌아와.”
“웃기는 소리 하지 말아요. 아영이는 안 돌아갈 거니까.”
안지은은 그에게 분노에 찬 눈길을 보냈다.
강아영을 데리고 나간 후에도 안지은은 여전히 화가 나 있었다.
“대체 이게 무슨 뜻이야? 잠자리에 중독된 건가? 지금 상황을 보면 전혀 너랑 이혼할 생각이 없는 것 같아. 어떻게 이럴 수 있지? 너 서지훈 씨가 다른 여자랑 결혼반지도 끼고 다닌다고 하지 않았어? 정말 찌질하네. 지훈 씨가 예전에 너한테 평안고리를 준 것도 다 네 몸 때문에 널 속인 거야.”
과거를 떠올리며 강아영은 잠시 멍해졌지만 곧 안지은을 진정시키며 말했다.
“됐어, 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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