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3장
강아영은 그의 말을 무시했다. 그러자 서지훈은 앞으로 몸을 숙여 말했다.
“대답해.”
서지훈은 어쩌면 이미 답을 알고 있었다. 누군가를 싫어한다면 같이 있지도 않았을거고 그 사람의 품에 안기지도 않았을 거다.
서지훈은 답을 알고 있었지만 강아영이 부정해 주기를 바랐다.
하지만 강아영은 서지훈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고 다시 이불을 머리끝까지 당겨 자신을 덮어버렸다.
서지훈은 강아영의 이런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강아영은 임신한 상태였고 그녀와 또다시 말다툼해서 간만에 찾아온 이 기쁨을 없애버리고 싶지도 않았다.
“네가 전에 어떻게 생각했든 지금 임신했으니 우리의 관계도 다시 정의해야 해. 김건우와 연락을 끊어, 응?”
서지훈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아이를 달래듯 말했다.
하지만 강아영은 여전히 못 들은 척 무시했다.
강아영은 계속 이불로 머리를 덮고 있었고 한동안의 정적이 흘렀다. 그리고 서지훈의 휴대폰이 다시 울리기 시작했다.
서지훈은 전화를 받고 상대방에게 도착했는지 물었다.
강아영은 윤우희가 온 것이라고 짐작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서지훈은 처리할 일이 있으니 이따가 와서 같이 있어 주겠다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
서지훈이 떠나자마자 강아영은 휴대폰을 들어 망설임 없이 경찰에게 신고했다.
...
호텔 방에서 나온 서지훈은 먼저 조민재에게 전화를 걸어 임현우에 대해 물었다.
호텔 로비에 도착하자 윤우희가 로비 소파에 앉아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걸어오는 서지훈을 보자 활짝 웃음을 지었다.
서지훈은 무표정으로 윤우희 맞은 편의 소파에 가서 앉았다.
“지훈 오빠...”
“내 휴대폰을 가져간 적 있지?”
서지훈의 말에 윤우희가 당황해서 되물었다.
“네?”
“내 휴대폰으로 아영이한테 문자를 보낸 적이 있는지 물었어.”
서지훈은 물어보는 게 아니라 거의 단정 짓는 말투로 말했다. 윤우희의 낯빛이 갑자기 창백해지며 대답했다.
“지훈 오빠, 어떻게 저를 그렇게 생각할 수가 있나요?”
일주일 전 윤우희가 서지훈에게 휴대폰을 건넨 적이 있었다. 임현우는 다른 일로 자리를 비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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