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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장

"어르신, 오빠가 사기당할까 봐 걱정돼서 그만..." 나윤서는 부 사모님한테 마지막 희망을 걸고는 바로 나를 가리키며 말했다. "민하 말이 맞아요, 이 여자는 오빠한테 안 어울려요!" "됐어, 어울리든 말든 네가 판단할 일 아니야..." 어르신이 엄숙한 표정으로 나윤서를 바라보았기에 그녀는 감히 머리도 들지 못했다. 그리고 어르신은 바로 자상한 얼굴을 하고 다정하게 말했다. "성이가 좋아하면 돼." 나윤서는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했다. 그녀는 오늘 나와 부진성을 갈라놓으려고 온 거였는데, 전혀 가능성이 없는 걸 보자, 새빨개진 눈으로 부진성을 힐끗 보고는 핑계를 대고 떠났다. 어르신도 방으로 올라가자, 거실에는 나와 부진성만 남았다. "이게... 무슨 상황이야?" 나는 아직 정신을 못 차렸고 무의식적으로 주위를 둘러보았고 아무도 없는 걸 확인하고서야 나지막한 소리로 부진성 귓가에 대고 물었다. "어르신이 왜 내 신분을 개의치 않아 하는 거야?" 부진성처럼 몸값이 비싸고 배경이 대단한 부씨 가문 도련님이 아니라, 일반 평범한 집안에서도, 이혼한 여자를 집에 들이는 걸 동의하지 않을 것이었다. 부진성도 나를 따라 하며 내 앞에 다가와 나지막하게 말했다. "후배님이 너무 훌륭해서 그런 거 아닐까?" 나는 할 말을 잃었다. "예쁘게 생겼지, 성격도 좋고 나대지도 않는데 누가 싫어하겠어?" "선배!" 부진성이 환하게 웃으며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걸 왜 신경 써? 오늘 오후에 돌아갈 거잖아." 나는 자기도 모르게 안도의 숨을 쉬었다. 이틀 동안 계속 긴장해 있었는데 드디어 집에 갈 수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홀가분해졌다. 하지만 그때, 누군가 나를 보는 것 같은 느낌에 무심코 머리를 들어 보았는데, 2층 모퉁이에 그림자가 스쳤고 빨간색 옷자락이 스치는 걸 보았다. 나는 미간을 찌푸렸다. 내 기억이 맞다면 셋째 숙모가 오늘 입은 옷이 빨간색 원피스였다... "왜 그래?" 부진성이 내 시선을 따라 보았고 나는 얼른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언제 출발해?" "지금 가자,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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