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4장
고현우 번호를 보자 나는 미간을 찌푸렸다.
고현우의 전화를 받고 싶지 않았지만 30일의 숙려 기간까지 아직 시간이 있었기에 이혼 서류를 완전히 갖기 전까지 고현우를 건드릴 수는 없었다.
하는 수 없이 통화 버튼을 눌렀다.
"부진성이랑 상하이 갔어?"
고현우의 목소리는 아주 묵직하고 싸늘했다.
"나랑 이혼하고 바로 가족 만나러 간 거야?"
나는 어이가 없어 헛웃음을 터뜨렸다. 우리가 이미 이혼했는데 내가 누굴 만나든 무슨 상관이래?
수화기 너머로 침묵이 흘렀다.
"집에 네 물건들이 있어, 시간 날 때 와서 가져가."
고현우가 그것 때문에 나한테 전화할 줄 몰랐기에 나는 미간을 찌푸렸다.
"필요 없어, 다 버려!"
"내가 준 선물도 다 싫어?"
고현우는 갑자기 언성을 높였다.
"응, 싫어."
"옷이랑 신발도..."
"다 버려."
고현우는 더 말하지 않았지만 숨소리가 거칠어졌다.
나는 인내심을 잃었고 그가 말하기도 전에 전화를 끊어버렸다.
정말 이상한 타이밍에 전화가 걸려 왔기에 나는 미간을 찌푸렸다. 고현우가 이유 없이 난리 칠 사람이 아니었다. 설마 무슨 일 생긴 거야?
나는 혹시라도 그가 육지연의 아이가 자기 아이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됐는지 의심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그건 아닌 것 같았다.
만약 그런 거라면 아마 육지연한테 난리 칠 거고 나한테 전화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 왜지?
내가 생각에 잠겨 있는데 부진성이 갑자기 내 이름을 불렀다.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해 멈칫하는 데 그가 다시 불렀다.
"박하윤!"
무심코 머리를 들었는데 그와 눈을 마주치게 되었다.
"왜?"
내가 어리둥절해서 물었다.
"앞으로 고현우 전화 받지 마, 이미 이혼한 거 아니야? 더 신경 쓰지 마."
"아직 안 돼."
나는 고개를 저었다.
아직 제대로 이혼 서류를 받지 못했기에 고현우가 언제든 이혼 신청을 취소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럼 내가 했던 노력이 모두 물거품이 되는 거였다.
부진성은 입술을 오므렸다. 그는 기가 아주 강했다, 다만 내 앞에서 드러내지 않는 것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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