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5장
코끝에 차분한 톤의 나무 향이 은은히 풍겼는데 마치 실타래처럼 나를 감싸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무의식적으로 눈썹을 살짝 꿈틀거렸다.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서둘러 뒤로 물러났고 부진성이 닦아준 곳을 손으로 닦으며 물었다.
"아직도 있어?"
"없어."
부진성은 가볍게 웃으며 답했다. 여전히 태연한 표정이었지만 손가락을 거둬들일 때, 살짝 비비는 듯했고 또 꽉 주물른 뒤에야 천천히 손을 움켜쥐었다.
식사를 마쳤고 내가 아무리 조절하려고 노력했어도 결국 배가 불러 터질 것 같았다.
속이 더부룩하고 꽉 찬 느낌이 들어 아주 불편했다.
"내가 아까 조금만 먹으라고 말했잖아. 이제 와서 불편하지?”
부진성은 나를 보며 어이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아래 약방이 있으니까 가서 소화제 사줄게."
그가 겉옷을 잡고 나가려고 하자, 나는 얼른 그의 소매를 잡았다.
"약 안 먹어도 돼, 산책하면서 소화하면 돼."
지금 임신했기에 약을 많이 먹을 수 없었다.
부진성은 그의 소매를 잡은 내 손을 힐끗 보았고, 내가 손을 놓자 그제야 나를 보며 입꼬리를 올리고 웃었다.
"그럼 같이 산책하자, 같이 소화도 할 겸."
이사하고 나서 처음 동네에서 산책하는 거였다.
비싼 동네라 녹화도 아주 잘 되었고 무드등까지 설치되어 있었는데 아주 아늑하고 로맨틱했다.
하지만 그때 갑자기 전화벨 소리가 울렸는데 오빠한테서 걸려 온 전화였다.
엄마가 돌아가시고 나서 오빠는 증발이라도 한 듯 전화도 안 받았고 아무도 오빠가 어디 있는지 알 수 없었다.
나는 그가 분명 날 원망해서, 날 피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런데 그가 갑자기 전화할 줄 생각도 못 했다.
"여보세요, 오빠..."
전화를 받자, 오빠의 피곤에 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너 지금 어디야?"
"지금..."
무의식적으로 집이라고 하려 했는데, 다시 말을 바꾸었다.
"친구 집에 있어, 오빠는 어디야? 그동안 어디 있었어? 너무 걱정했잖아."
"내가 어디 있는지 신경 쓰지 마..."
오빠는 숨을 크게 내쉬고 말했다.
"너 설마 바람피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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