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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장

나는 다급하게 임 주임 사무실로 달려갔다. 엄마가 소파에 누워있었고 의사와 간호사들이 엄마를 둘러싸고 있었다. 나는 다리에 힘이 풀렸고 넘어질 뻔했다. 뒤에 있던 부진성이 내 팔을 잡았고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걱정 마, 의사 선생님이 있잖아, 아줌마 괜찮을 거야." 나는 숨을 크게 들이쉬었고 겨우 자신을 진정시켰다. 엄마가 응급실에 실려 들어가는 걸 봐서야 나는 벽에 기댔고 서서히 바닥으로 미끌어졌다. 지금 나는 마음속이 아주 복잡했다. 엄마가 이미 간암 말기였기에 몸이 아주 허약했었다. 그런데 고현우의 스캔들 때문에 화가 나서 기절까지 해버렸다. 혹시라도 무슨 일 생기면... 나는 더는 생각할 엄두도 나지 않아 얼른 고현우한테 전화했다. 고현우가 직접 엄마한테 설명하게 해야 했다, 절대 엄마가 오해하게 해서는 안 되었다! 하지만 휴대폰이 십여 초가 울렸지만 여전히 아무도 받지 않았다. 내가 초조하고 절망해 있는데 드디어 상대방이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여보, 당신..."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육지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윤 씨, 현우가 약 사러 갔어요, 휴대폰 두고 갔네요, 무슨 일 있어요? 제가 전달해 줄게요." 나는 입을 뻥긋거렸지만 목에 뭐가 걸린 듯 아무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눈물이 앞을 가리는데 누군가 내 휴대폰을 빼앗았다. 무의식적으로 머리를 들었고 남자의 검은 눈동자와 마주쳤을 때, 드디어 눈물이 흘러나왔다. "울지 마..." 부진성은 미간을 찌푸렸고 내 눈앞까지 손을 내밀었지만 바로 멈추고는 주먹을 꽉 쥐고 손을 거두었다. 나는 머리를 돌리고 눈물을 닦았다. "아무리 다른 사람 때문에 속상해도, 자기 몸은 아껴야지, 일어나, 바닥이 차가워." 부진성은 손을 내밀어 내 팔을 들어 나를 일으켰고 옆에 있는 벤치에 앉혔다. "고마워." 나는 진심으로 감사 인사를 건넸다. 한 시간이 나한테는 100년과 같았다. 응급실의 빨간불이 꺼지자 나는 바로 긴장해서 일어나 재빨리 응급실 앞으로 갔다. 임 주임이 바로 안에서 걸어 나왔고 부진성을 힐끗 보고서야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하윤 씨, 걱정 마세요, 어머님 괜찮아요, 다만 지금 너무 허약해서 휴식해야 해요." "제가 들어가 봐도 돼요?" "네, 하지만 너무 오래는 안 돼요." "알아요, 감사해요." 나는 바로 병실로 걸어갔다. 하지만 반쯤 가서야 부진성도 같이 있었던 게 생각나서 머리를 돌렸는데, 그가 나른하게 벽에 기대서 머리를 갸웃거리며 임 주임과 대화를 하고 있는 걸 보았다. 상대방이 뭐라고 했는지 알 수 없었지만 그는 그 말을 듣고 미간을 찌푸렸고 검고 짙은 눈동자에 위엄이 가득했다. 임 주임은 바로 씁쓸하게 웃었고 손으로 사정하는 행동을 했는데, 두 사람이 아주 친해 보였다. 두 사람이 할 얘기가 있다는 걸 눈치채고 나는 시선을 거두고 뒤돌아 병실로 갔다. 갓 수술을 끝냈기에 엄마는 아직 자고 있었다. 나는 가볍게 엄마의 앙상한 손을 잡았고 피곤해 보이지만 깊게 자고 있는 엄마를 보면서 드디어 안심했다. 더는 참지 못하고 입을 막고 마치 모든 억울함을 토해내려는 듯 억울하게 울었다. 얼마나 울었을까, 나는 눈물을 닦고 심호흡하고는 최대한 감정을 추스르려고 노력했다. 이렇게 된 이상, 눈물은 아무것도 해결해줄 수 없었다. 오늘 일은 무조건 고현우한테 제대로 물어봐야 했다. 만약 그가 답을 줄 수 없다면, 그럼- 이혼하자! 하지만 그 생각이 들자 바로 코끝이 찡해났다. 12년이었다. 난 그를 12년이나 사랑했다. 한 사람에게 몇 번의 12년이 있겠는가? 어쩌면 처음부터 잘못된 일일 수 있었다. 그의 마음속에 첫사랑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왜 마음을 녹일 수 있다고 생각했을까? 지금 육지연도 이미 이혼했기에 그들 사이에 놓인 방해는 나밖에 없었다. 그리고 고현우한테 육지연은 영원히 다른 존재였다. 오늘 이 일을 고현우한테 제대로 묻지 않으면, 나중에 고현우가 생각을 마치고 나면 여전히 결과는 이혼일 것이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빨리 끊어내야 했다. "울지 마." 내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중, 누군가 티슈를 건넸다. 오빠가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고 걱정하는 눈빛으로 날 바라보았다. "오빠..." 나는 참지 못하고 또 울었다. 그는 싫증 나는 표정을 하고 티슈로 내 눈물을 닦았지만 행동은 아주 부드러웠다. "내가 그때 고현우가 좋은 새끼가 아니라고 했잖아, 그렇게 시집가겠다고 하더니, 고집불통이었어 아주, 너..." 내가 고개를 숙이자 오빠는 더는 혼내지 않고는 하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고는 내 머리를 가볍게 다독였다. "고현우랑 그 연예인 무슨 사이야? 정말 바람피운 거면 오빠가 목숨을 바쳐서라도 네 복수 해줄게!" "아니야..." 나는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저었지만 오빠를 설득하는 건지, 아니면 나를 설득하는 건지 알 수 없었다. "현우랑 어려서부터 같이 자란 사이야, 그리고 그때 나도 현장에 있었어..." "너도 있었어?" "응." "그럼 아마 오해인 가보네." 오빠는 입술을 오므리고는 침대에 누워있는 엄마를 보며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임 주임이 그러는데, 엄마가 더는 충격을 받으면 안 된대, 만약 진짜 오해라면 내일 고현우한테 병원에 와서 엄마한테 오해를 설명하라고 해, 그래야 엄마가 안심하시지..." 나는 씁쓸한 느낌이 들었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응, 알겠어." 나는 오빠와 몇 마디 나누고는 그한테 '쫓겨'났다. 병실 문을 열고 떠나려는데, 갑자기 복도 끝에 서 있는 커다란 몸집이 보였다. 부진성? 아직 안 갔던 거야! 그때, 부진성도 내가 병실에서 나오는 걸 보고는 바로 손에 있던 담배를 끄고 쓰레기통에 버리고 큰 다리로 성큼성큼 나한테 걸어왔다. "아줌마 괜찮아?" "괜찮아..." 나는 부진성이 계속 날 기다리고 있는 걸 몰랐기에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고마워, 선배." "고마워할 필요 없다니까?" 부진성은 눈썹을 씰룩거리며 말했다. 자세가 아주 나른했지만 미소는 아주 따뜻했다. "가자, 데려다줄게." ...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고씨 저택에 도착했다. 내가 부진성의 차에서 내리자 시어머니 민영자가 집에서 마중하러 나왔다. "진성?" 시어머니는 많이 놀랐고 계속 나와 부진성을 번갈아 보았다. "왜 네가 하윤이 데리고 왔어?" "현우 회사에 갔는데 못 만났거든요, 오는 길에 하윤이 만나서 데리고 왔어요." "현우가 회사에 없어? 얘가 참, 매일 바빠서 난리라니까!" 시어머니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았고 그저 한마디 묻고는 바로 주제를 돌렸다. "진성이가 어쩌다 왔는데, 오늘 가면 안 돼, 조금 이따 같이 점심 먹자." 나는 옆에서 얌전히 아무 소리도 없이 서 있었다. 내가 고현우랑 결혼하고 나서 부진성은 고씨 가문에 별로 오지 않았었다. 나중에는 갑자기 군대에 갔고 몇 년이나 보이지 않았다. 최근 2년 동안, 고현우한테서 부진성의 얘기를 듣지 못했기에 두 사람의 우정이 담담해진 거라고 생각했다. 내가 부진성이 남아서 밥 먹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그가 웃으며 답했다. "이모가 한 음식 진짜 오랜만이네요, 군대에 있는 2년 동안, 진짜... 먹고 싶어서 잠을 잘 수가 없었다니까요." 나는 그가 남아서 밥 먹을 줄 몰랐기에 의아해서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는데 마침 그와 눈을 마주치게 되었다. 나는 당황해서 고개를 숙였고 그가 왜 갑자기 나를 바라봤는지 알 수 없었다. "너 이 자식, 여전히 말을 잘해, 그런데 왜 여자가 없어? 현우는 결혼한 지도 2년 됐어, 넌 언제 결혼할 거야?" 부진성은 웃으며 나를 바라보았다. "현우처럼 복이 없어서 그런가 보죠!" "어이구, 말이나 못 하면!" 시어머니와 부진성은 하하 호호하며 거실로 들어갔다. 그때, 뒤에서 엔진소리가 들렸다. 시어머니가 얼른 머리를 돌려보았는데, 익숙한 검은색 마이바흐가 마당에 주차하자 순간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현우가 왔어!" 하지만, 그녀는 차에서 내려오는 사람을 보더니 순간 미소가 굳어버렸다... 육지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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