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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장

"어머님, 오랜만이에요." 육지연이 문을 열고 환하게 웃으며 내렸다. 시어머니의 낯빛은 어두워졌지만 다른 사람들도 있었기에 그저 참을 수밖에 없었다. "이건 제가 M 국에서 사 온 선물입니다, 어머님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네요." 육지연은 손에서 정교하게 포장된 선물 봉투를 두 손으로 시어머니한테 건넸다. 시어머니는 그저 대충 힐끗 보았고 전혀 받을 생각이 없어 보였다. 육지연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는 여전히 통쾌하고 해맑은 모습을 하고는 시어머니의 냉담을 표정을 못 본 척하고는 웃으며 나한테 물건을 건넸다. "하윤 씨, 어머님 대신 잘 받아줘요." 하지만 난 육지연을 보지 않고는 뒤에서 내리는 고현우를 바라보았다. 그의 손에는 약이 한가득 있었는데 아마 육지연이 아까 통화하면서 고현우가 사러 갔다던 약인 것 같았다. 나한테 그가 제일 필요했을 때, 그는 육지연을 보살피고 있었던 것이었다... 순간 가슴이 바늘로 콕콕 찌르는 듯 아파 났다. "하윤 씨, 왜 그러고 있어요?" 육지연은 내가 받질 않자 웃으며 내 손을 잡고는 강제로 나한테 주려고 했다. "어머님 대신 감사해할 필요 없어요." 화가 치밀어 오르자 나는 바로 그녀의 팔을 뿌리쳤다. 내가 그녀의 체면을 챙겨주지 않자 그녀는 낯빛이 어두워지더니 바로 고현우한테 도움의 눈길을 보냈다. 고현우가 미간을 찌푸리고 뭐라고 하려는데, 집에서 혼내는 소리가 들려왔다. "박하윤, 왜 이렇게 버릇이 없어? 감히 체면 구기게 뭐 하는 거야? 누가 그렇게 가르쳤어?" 시아버지 고진호가 걸어 나오더니 미간을 찌푸리고 나를 노려보았다. "왜 이렇게 교양이 없어?" 갑자기 내 교양까지 들먹이는 거였다. 순간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고씨 가문에는 불청객을 대접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는 줄 몰랐네요, 아니면 아버님께서 가르쳐 주실래요?" 시아버지는 내가 반박할 줄 몰랐는지 낯빛이 어두워졌다. "너... 무슨 헛소리하는 거야, 지연이가 왜 불청객이야?!" "그래요? 그럼 아버님이 지연 씨 초대했어요?" 시아버지는 무의식적으로 입술을 뻥긋거렸다. 하지만 뭐라고 하기도 전에 시어머니의 시선을 눈치채고는 하려던 말을 삼켜버렸다. "너랑 이런 거 따지고도 싶지 않아!" 시아버지는 더는 나한테 대꾸하지 않고 육지연을 돌아보았다. 그는 조금 전과는 완전히 다른 표정이었고 바로 육지연의 손에서 선물을 받으며 환하게 웃었다. "지연아, 언제 귀국했어? 이번엔 얼마나 있을 거야?" "아저씨, 안녕하세요." 육지연도 환하게 웃으며 답했다. "오늘 귀국했어요, 앞으로 교성에서 살려고요." "그래? 잘됐네, 하하하..." 시아버지는 환하게 웃다가 바로 미소를 거두고는 주제를 돌렸다. "다들 서 있지 말고 안에 들어가서 얘기 나누자." "진성이는 언제 왔어? 오랜만에 보네, 또 건장해졌어..." 부진성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고 웃는 듯 마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제가 육지연보다 훨씬 일찍 왔어요, 아저씨가 육지연만 보이고 저가 안 보이셨겠죠." "너도 참..." 시아버지는 그 말에 체면이 구겨졌지만 감히 뭐라고 더 말하지 못했다. 부씨 가문은 배경이 아주 대단했고 배후에 군사, 정치, 경제를 모두 쥐고 있었다. 고씨 가문도 재벌가이긴 하지만 부씨 가문과는 비교할 수가 없었다. 시아버지의 시선을 결국 나한테로 닿았고 바로 불쾌해하며 말했다. "박하윤, 여기서 창피하게 굴지 말고, 얼른 가서 차 타와!" 자기도 모르게 마음이 무거워졌다. 내가 지금 여기 있는 사람들 중에서 제일 만만하다는 걸 나도 알고 있었다. 시아버지가 모든 화를 나한테 퍼붓는 거였다. 물론 평소에도 늘 나를 싫어했고 틈만 나면 시비를 걸었었다. 육지연의 엄마가 그가 이루지 못했던 첫사랑이었기에 어쩌면 자기의 아쉬움을 채우려고 고현우와 육지연이 같이 있게 하려고 많이 애썼다! 평소에는 고현우를 위해 참을 수 있을 만큼 참았었다. 하지만 지금은- 갑자기 참고 싶지 않아졌다! "저 오늘 몸이 안 좋으니까, 하인한테 시키세요." 내가 일부러 그러는 게 아니라었다. 아마 임신초기였고 감정 기복이 커서인지 배가 계속 눌리는 것같이 아팠고 등도 찌릿찌릿해 났다. 시아버지는 바로 언짢아했고 미간을 찌푸리고 말했다. "너한테 차 타라고 했는데 왜 하인한테 시키는 거야?" 하지만 그때, 부진성이 갑자기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아저씨, 차도 모르는 사람들이 차를 탈 줄 알겠어요? 현우가 차 진짜 잘 타요." 한 마디로 바로 고현우한테 넘겨버렸다. 고현우는 어이없다는 듯 그를 째려보았다. "너 이 자식 겨우 한 번 보는데, 보자마자 나 부려 먹는 거야? 먹고 싶으면 네가 타서 먹어!" 부진성은 입꼬리를 올리고는 상관없다는 듯 말했다. "안 타면 됐어, 뭐 굳이 마셔야 하는 버릇없거든." 옆에 있던 시아버지 얼굴이 미세하게 빨개졌다. 그는 어색하게 웃고는 더 말하지 않았고 고현우가 웃으며 말했다. "가자, 들어가서 얘기해." ... 커다란 거실에 차향이 가득했다. 부진성과 고현우는 아마 오래 만나지 못한 탓인지 할 말이 아주 많았다. 다만 주제는 바로 부진성한테로 옮겨졌다. "정말 군대에 안 있으려고?" 고현우가 눈썹을 씰룩거리며 물었다. "지금 네 진급 속도로라면 10년 안에 아마 최연소 소장이 될 수도 있다고 그러던데." 부진성은 차를 가볍게 한 모금 마시고는 가볍게 웃었다. "그런 헛소리 듣지 마." 고현우는 웃으며 고개를 저었고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부씨 가문은 군공 출신이라 군대에서 발전하면 당연히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우세가 있을 거였다. 더군다나 부진성과 같은 하나님의 자랑은 어떤 곳에서도 훌륭할 것이었다. "돌아와서 뭐 하려고?" 고현우는 손에 든 찻잔을 흔들며 말했다. "부명 그룹 물려받으려고?" 부진성은 부씨 가문의 9대 독자였다. 그리고 지금 부진성의 아버지가 부명 그룹을 관리하고 있었고 아직 한창나이일 때라 아들한테 벌써 물려줄 리가 없었다. "난 집안일에 관심 없어." 부진성은 손을 목뒤로 받치며 나른하게 말했다. "내가 새로 하려고." "어느 쪽으로?" "군사 공업 연구." 두 사람은 재미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지만 나는 옆에서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육지연이 나를 밀어버렸다. "하윤 씨, 얼른 진성 도련님한테 차 따라드려야죠!" 갑자기 밀렸던 지라 나는 몸을 비틀거렸고 하마터면 소파에 넘어질 뻔했다. 평소면 그렇게 넘어갔을 수도 있었지만 지금 난 임신했기에... "뭐 하는 거예요?" 나는 미간을 찌푸리고 그녀를 노려보았고 목소리에도 화가 잔뜩 묻어있었다. 육지연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나를 바라보았다. "하윤 씨야말로 뭐 하는 거예요? 도련님한테 차 따라드리라고 귀띔해 준 건데, 왜 이렇게 사납게 굴어요?" "말로 하면 되잖아요, 왜 밀어요?" "일부러 그런 게 아니잖아요, 왜 이렇게 사람을 모질게 굴어요?" 육지연은 미간을 찌푸리고는 '왜 이렇게 철이 없냐'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 "저랑 현우는 어려서부터 같이 자란 형제였어요, 이렇게 구시면 현우 체면은 어떻게 해요?" 나는 눈빛이 싸늘해졌다. "'형제'끼리도 스캔들이 날 수 있다는 걸 제가 몰랐네요..." "스캔들?" 시어머니는 낯빛이 변해서 우리를 바라보았다. "무슨 스캔들? 누구랑 누구 스캔들?" 내가 말하려는데, 육지연이 갑자기 불쾌해하며 내 말을 끊어버렸다. "하윤 씨, 부부 사이 문제를 저한테 떠밀지 마시죠? 그런 수단은 남자한테 통할지 몰라도 저한테는 안 통해요." 나는 어이가 없어 웃음을 터뜨렸다. 정말이지 적반하장이 따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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