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장
난 고씨 저택에서 2년을 살았다.
물건이 별로 많지 않을 줄 알았는데, 짐을 챙기다 보니 물건이 너무 많은 거였다.
그 모든 건 순수하고 뜨거웠던 사랑이었다.
완전히 고현우한테 주었던 사랑이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마치 지금 내가 쓰레기통에 버리려고 구석에 둔 쓰레기와 같았다.
나는 그냥 중요한 자료와 좋아하는 물건만 골랐다.
그렇게 고르니 심지어는 캐리어 하나에도 차지 않았다.
내가 1층으로 내려왔는데, 시어머니가 아직도 고현우한테 전화해서 빨리 오라고 재촉하고 있었다.
하지만 워크홀릭인 고현우가 일을 버리고 올 리가 없다는 걸 나는 잘 알고 있었다.
그의 마음에 나는 항상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존재였다.
"하윤아, 벌써 다 끝냈어?"
시어머니는 내가 캐리어만 들고 내려오는 걸 보자 아주 의아해했다. 그녀는 아마 내가 고현우가 올 때까지 기다릴 거라고 생각한 듯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손에 있던 이혼 서류를 건넸다.
"전 이미 사인했어요, 고현우가 오면 사인하라고 하세요, 그럼 시청에 가서 이혼 수속 밟을 수 있을 겁니다."
이혼은 내가 꺼낸 게 맞지만 절대 빈 몸으로 나갈 수는 없었다.
그런 멍청한 짓은 전에 한 번 했던 걸로 충분했다.
앞으로는 그러지 않을 것이었다.
"하윤아..."
시어머니는 아주 아쉬워했다.
2년 동안 같이 지내면서 정이 많이 생겼었다.
"어머님..."
습관적인 호칭이 그대로 나오자 나는 바로 그렇게 부르면 안 된다는 걸 느꼈다.
다만, 내가 다시 부르기도 전에 시아버지가 비꼬며 말했다.
"이혼한다고 하지 않았어? 왜 아직도 '어머님'이라는 거야!"
"고진호!"
시어머니는 그 말에 화가 잔뜩 났다.
"입 다물어!"
시아버지는 입을 삐죽거리고는 턱을 쳐들고 말했다.
"이혼할 거면 빨리해, 밀당 같은 거 할 생각 말고."
나는 심호흡하고 말했다.
"전 이미 이혼 협의서에 사인했어요, 고현우가 사인하면 바로 시청에 이혼하러 갈 겁니다."
"그럼 다행이고."
시아버지는 입꼬리가 올라갔고 기쁨을 감출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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