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장
일이 이렇게 됐는데도 고현우가 모르는 척할 줄은 몰랐다.
정말 어이가 없었다.
나는 가방에서 또 이혼 협의서를 꺼냈다.
"당장 사인하고 가, 너 환영하지 않으니까."
고현우가 또 협의서를 찢으려고 하자 나는 그가 찢기 전에 말했다.
"이혼 협의서가 아주 많아, 찢든 말든 마음대로 해."
고현우는 멈칫했지만 그래도 이혼 협의서를 모두 찢어버리고 공중에 날렸는데 종이 조각들이 마치 눈처럼 내렸다.
나는 뒤돌아 또 이혼 협의서를 꺼내고는 차갑게 말했다.
"사인해."
고현우는 미간을 찌푸리고 날 모르는 사람처럼 바라보았다.
"박하윤, 너 전에 이러지 않았잖아."
나는 자조하며 말했다.
"그래, 연기 그만하고 싶었나 보지..."
전에 나는 고현우를 너무 소심하게 사랑했었다. 그래서 그의 모든 걸 받아주었고 심지어는 나답지 않게 살았다.
"절대 이혼 동의 못 해."
고현우는 내가 건넨 이혼 협의서를 보지도 않고 말했다.
"박하윤, 이혼 꿈도 꾸지 마!"
그러고는 씩씩거리며 나갔고 가기 전, 문도 세게 닫아버렸다.
'쾅'하는 소리와 함께 완전히 내 시선이 가려졌다.
고현우가 이혼을 동의하지 않을 줄 생각도 못 했다.
하지만 나도 고현우의 능력으로 정말 뭔가를 한다면 이혼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나는 마음이 복잡해진 채로 빗자루를 들고 바닥에 있는 종이 조각들을 쓸어서 쓰레기통에 버렸다. 갑자기 머리에 그 말이 떠올랐다-
[이혼하고 싶어? 내가 도와줄게.]
나는 자기도 모르게 멈칫했다. 참, 부진성이 있었지!
나는 얼른 휴대폰을 꺼내 부진성의 번호를 찾았다. 하지만 버튼을 누르자마자, 이렇게 부탁하는 일은 휴대폰으로 말하는 게 성의가 없어 보인다는 걸 느꼈다...
하지만 내가 전화를 끊으려고 하는데 상대방이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남자의 목소리는 아주 낮고 깊었다. 마치 저음의 첼로 소리처럼 묵직하고도 매혹적이었다.
"저기..."
그가 이렇게 빨리 받을 줄 몰랐다. 분명 신호음이 겨우 몇 초밖에 안 울렸기 때문이다.
"전에 선배가 도와줘서 고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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