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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장

고현우는 내가 그렇게 말할 줄 몰랐는데 3초나 멈칫해서야 다정하게 말했다. "하윤아, 그만 해, 오늘 일은 내가 잘못했어, 얼른 와, 결혼식 끝나고 내가 설명할게." "설명?" 나는 갑자기 웃고 싶었지만 웃음이 나오지 않았다. "이번엔 어떻게 설명할 건데? 육지연이 너 만나려고 가짜로 자살 시도 한 거야?" "정말 자살 시도 했어, 다행히 제때 발견돼서 구했어." "그래?" 나는 콧방귀를 뀌었다. "조금만 늦었으면 상처가 다 나을 뻔한 그런 자살 시도야?" "하윤아..." 고현우는 자기도 모르게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오늘 일은 내가 잘못했어, 하지만 이 결혼식은 네가 하겠다고 했잖아, 이 많은 사람들을 여기 이렇게 두면 안 되잖아." 나는 정말 어이가 없었다. "내가 왜 이 결혼식 하겠다고 했는데? 우리 엄마 때문이잖아! 그런데 엄마가 지금 응급실에 있어, 생사도 알 수 없다고!" 고현우도 이번엔 확실히 자기가 잘못했다는 걸 알았는지 자세를 아주 낮췄다. "하윤아, 일단 와서 결혼식 마저 하면 안 돼? 어머님 깨어나시면 내가 직접 사과하고 설명할게." 내가 싸늘한 표정을 하고 거절하려고 하는데, 갑자기 응급실 문이 열려서 나는 바로 전화를 꺼버렸다. 하지만 너무 급하게 일어난 탓에 발목이 또 아파 났다. "급해하지 마, 천천히 가." 부진성이 나를 부추겼다. "간호사님, 저희 엄마 어떻게 됐어요?" "이순애 환자분 가족이세요?" 나는 긴장해서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딸입니다." "이건 위급 상황에 관한 동의서입니다, 여기 확인란에 서명 부탁드립니다..." 나는 순간 눈앞이 캄캄해졌다. 간호사가 건넨 서류를 보는 순간,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제발 우리 엄마 살려주세요... 꼭 좀 살려주세요..." 간호사는 이미 이런 상황에 익숙한 듯,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저희 의료진이 최선을 다해 환자를 살릴 겁니다, 하지만 먼저 여기 서명해 주셔야 치료를 진행할 수 있어요." 나는 부들거리며 펜을 건네받았지만 손이 떨려서 이름을 쓸 수가 없었다. "하윤아!" 그때 뒤에서 다급한 부름 소리가 들려 머리를 돌려보니, 오빠랑 임수연이 다급하게 달려오고 있었고 나는 순간 목이 멨다. "오빠..." 다만 오빠와 임수연의 걱정스러운 눈빛을 보자 입을 열기도 전에 눈물이 앞을 가렸다. 오빠는 뭔가 눈치채고 재빨리 서류를 건네받고 사인했다. 간호사가 가자, 오빠는 나를 노려보았다. "박하윤, 네가 뭔 짓 했는지 봐봐! 엄마한테 뭔 일 생기면 너..." 그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옆에 있던 부진성이 내 앞을 막고는 그의 말을 끊어버렸다. "이런 일이 일어나서 유감입니다, 하지만 하윤이가 누구보다도 속상해요, 게다가, 혼내려고 해도 사람을 제대로 찾아야죠!" 오빠는 화를 풀 곳이 없어 씩씩거렸다. 그는 부진성의 체면을 봐줘야 했기에 그저 나를 노려보고는 뒤돌아 떠났다. 시간이 일 분 일 초 흘러갔다. 하지만 나한테는 일 분 일 초가 모두 고통이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응급실 문이 드디어 열렸다. 그 소리에 나는 얼른 절뚝거리며 걸어가 말했다. "임 주임님..." "임 선생님, 우리 엄마 어때요?" 임지현은 마스크를 벗으며 미안해했지만 결국 입을 뗐다. "죄송합니다, 최선을 다했습니다..." 순간 나는 세상이 도는 것 같았다... 엄마... 엄마가 돌아가셨어... 나 이제 엄마 없어... 어지러움이 몰아쳤고 큰 산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나는 온몸에 힘이 빠진 것 같았고 심장이 텅 빈 것 같았다. 그러더니 눈앞이 까매지더니 세상이 암흑에 잠겼다. 다시 눈을 떴을 때, 눈앞이 새하얬다. 온통 약 냄새였고 머리 위에는 링거가 있었고 약이 줄을 타고 서서히 내 몸으로 흘러들었고 손등이 아주 차가웠다. "하윤아, 깼어?" 임수연의 목소리가 들렸고 나는 몇 초간 멈칫해서야 시선을 돌렸는데 새빨간 눈과 마주하게 되었다. 기절하기 전의 기억이 홍수처럼 밀려왔고 심장이 아파 났지만 눈물이 먼저 얼굴을 뜨겁게 만들었다. "수연아, 나 엄마 없어... 나 엄마 없어..." 나는 얼굴을 가리고 모든 고통을 분출하려는 듯 통곡했다. "하윤아, 울지 마, 아줌마가 너 이렇게 속상해하는 걸 알면 분명 마음 아파할 거야." 임수연은 눈물을 닦으며 나를 달랬다. 얼마나 지났을까, 눈물이 마를 것 같았다. 배도 아파 났는데 마치 배에 있는 아이도 엄마와 같이 우는 것 같았다. "엄마는? 엄마 볼 거야..." 임수연이 날 부추겨 병실로 가는데, 고현우와 시어머니가 오는 걸 보았다. "하윤아..." 시어머니는 나를 보더니 바로 앞으로 다가왔고 눈시울까지 빨개져 있었다. 하지만 그 순간, 나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고 고현우만 보였다. 고현우는 내 시선이 불편했는지 입술을 오므리고서야 입을 열었다. "하윤아, 너..." 하지만 그때, '짝'하는 소리가 그의 말을 끊어버렸고 그의 왼쪽 얼굴에는 선명한 손자국이 생겼다! 그 뺨에 고현우뿐만 아니라 모두가 놀라 하며 나를 바라보았고 자기 눈을 의심했다. 고현우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나를 바라보았다. 한 번도 맞아본 적 없는 그는 반응한 틈도 없었고 그저 얼굴이 뜨거워 나는 것만 느꼈다. 그는 미간을 찌푸리고 부들거리는 내 손을 보고서야 자신이 뺨을 맞았다는 걸 확인하게 되었다. 고현우는 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다. 하지만 그가 말하기도 전에 나는 왼손으로 또 그의 뺨을 세게 내리쳤다. "너..." 고현우는 화가 나 눈이 새빨개졌다. "감히 날 때렸어?!" 나는 그의 눈을 노려보며 말했다. "네가 우리 엄마 죽게 만든 거야!" 고현우의 얼굴에는 손자국이 두 개가 선명하게 있었는데, 내가 얼마나 세게 때렸는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그는 숨을 크게 들이쉬고는 화를 참으며 말했다. "마음대로 결혼식장 떠난 건 내 잘못이야, 하지만 내가 이미 돌아가고 있었잖아, 네가 나한테 전화했을 때, 나랑 육지연이 차에 있었어, 내가 실수로 걔 머리 누른 거야, 네 엄마가 오해한 거야..." 그가 뻔뻔하게 엄마를 들먹이자 내가 바로 손을 들어 그의 뺨을 때리려고 했다. 고현우는 낯빛이 어두워져서 내 팔을 잡으려고 했다. 그때, 뒤에서 누군가 그의 손목을 잡았다. "짝!" 나는 또 그의 뺨을 세게 내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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