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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장

나는 바로 반응하지 못했다. "휴게실에 없어? 손님 접대하러 나간 거 아니야?" 고현우가 오늘의 주인공이었기에 아주 바쁠 것이었다. 임수연은 입술을 오므렸다. "메이크업 아티스트한테 물어봤는데, 고현우가 전화 한 통 받고 갔대." 나는 심장이 덜컹 내려앉았다. "누구 전화?" "몰라." 임수연은 그렇게 말했지만 이미 의심이 되는 사람이 있어 이를 바득바득 갈며 말했다. "육지연 그년이 가만히 안 있을 줄 알았어!" "하윤아, 당장 고현우한테 전화해, 오늘 두 사람 결혼식이야, 절대 문제 생기면 안 돼!" 나는 얼른 휴대폰을 꺼내 고현우한테 전화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건 '죄송합니다, 고객님의 전화기가 꺼져있습니다'라는 신호음뿐이었다. "휴대폰이 꺼져있어." 한 시간 뒤면 결혼식이 진행될 것이었고 많은 손님들도 이미 도착했었다. 고씨 가문이 교성에서의 지위가 있는데, 만약 오늘 고현우가 나타나지 않으면... 그런 생각이 들자 어지러워져서 다급하게 임수연의 손목을 잡고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우리 엄마 도착했어?" 임수연은 입술을 오오므렸다. "진작에 도착했지." "어떡해?" 나는 다급해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 내가 혼자 결혼식장에서 비웃음을 당하는 건 상관없었지만, 절대 엄마가 알게 하면 안 되었다. 엄마는 지금 아무런 충격도 받으면 안 되었다! "당장 네 오빠한테 가서 아줌마 병원으로 모셔가라고 할게." "그래." 나는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 "엄마 잘 부탁할게." "급해하지 마, 먼저 임성훈한테 전화해서 고현우랑 연락할 수 있는지 물어봐, 그리고 시어머니한테 도와달라고 해." 임수연은 그룹의 책임자였기에 당황하지 않고 일을 아주 똑 부러지게 잘했다. 나는 숨을 깊게 들이쉬고 겨우 진정했다. 임수연이 떠나자 나는 바로 임성훈한테 전화했다. 그는 바로 전화를 받았다. "고현우 어디 있어요?" 나는 단도직입적으로 물었고 임성훈은 아무 말 하지 않았다. 나는 심호흡하고 다시 말했다. "임성훈 씨, 오늘은 나랑 고현우 결혼식입니다, 교성에서 이름 있는 사람들은 모두 도착했어요, 고씨 가문이 교성의 웃음거리가 됐으면 좋겠어요?" 임성훈도 문제의 심각함을 알았는지 이를 악물고 말했다. "대표님께서 육지연 씨가 자살 시도를 해서 병원에 갔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쿵! 순간 찬물을 끼얹은 듯, 남은 실마리 같은 희망까지 모두 꺼졌다! 다리가 나른해졌고 몸이 비틀거려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 실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가 다시는 육지연이랑 엮이지 않겠다고 했었다. 하지만 육지연이 자살 시도해서 병원에 갔다는 소식을 듣자, 그래도 나를 버리고 그녀한테 간 거였다! 하지만, 왜 하필 오늘이지? 그가 직접 나랑 결혼식을 올리겠다고 했었고, 오늘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 모든 게, 고현우한테는 육지연보다 못했던 거였다! 나는 휴대폰을 꽉 쥐고 한참을 침묵했다. 임성훈이 뭐라고 했지만 전혀 들리지 않았다. 마치 칼이 내 가슴을 깊게 찌른 듯 숨을 쉴 수 없었다. "사모님, 제가 곧 병원에 도착해요, 걱정 마세요, 대표님 찾아서 반드시 데려올 게요!" 임성훈이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시간을 조금 끌어주세요..." 이제 결혼식까지 한 시간도 안 남았다. 하지만 육지연이 실려 간 병원이 하필 결혼식장과 한 시간 운전해야 갈 수 있는 곳에 있었다! 나는 숨을 크게 들이쉬었고 최대한 차분하려고 노력했다. 지금 슬퍼해 봤자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최대한 손해를 줄여야 했다. 적어도 엄마가 알게 하면 안 되었다. 그리고 다른 건- 결혼식이 끝나면, 철저히 결론을 지을 것이다... ... "고현우 이 개자식, 내가 이번에 제대로 혼낼 거야!" 소식을 듣고 온 시어머니도 아주 다급해했다. 고씨 가문의 체면과 관련된 일이었고 더군다나 고현우는 어르신이 직접 정하신 고씨 가문 후계자였기에 무슨 문제가 생기면 고씨 가문의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되었다! "어떻게 됐어? 성훈이가 현우 찾았대?" 시어머니가 다급하게 물었고 내가 말하려는데 갑자기 휴대폰 진동이 울렸다. 임성훈 한테서 걸려 온 전화였다. 시어머니는 바로 전화를 빼앗아 통화버튼을 눌렀다. "성훈아, 현우 찾았어?" 시어머니가 전화를 받을 줄 몰랐던 임성훈은 멈칫하고서야 말했다. "사모님 걱정 마세요, 제가 이미 대표님 찾았어요, 지금 호텔로 가고 있어요." 그 말을 들은 시어머니는 안도의 숨을 쉬었고 그제야 혼내려던 게 생각나서 물었다. "고현우는? 전화 바꿔!" 임성훈은 멈칫했고 난감해하며 말했다. "대표님이 돌아가서 해명하시겠답니다." 시어머니도 지금 혼낼 시간이 아니라는 걸 알았지만 그래도 한마디 했다. "고현우한테 기다리라고 해! 결혼식 끝나면 가만 안 둔다고 해!" 전화를 끊고 나서야 시어머니의 얼굴에는 홀가분한 기색이 돌았다. 고현우가 돌아오고 있으니 이제는 시간문제였다. 결혼식에 영향 주지 않으면 되는 거였다. "하윤아, 걱정 마, 현우가 돌아오면 내가 제대로 혼내줄게!" 시어머니는 내 손을 잡고 다독였다. "네가 이따 올라가면 돼, 걱정할 필요 없어, 내가 사회자랑 다 말했어." 나는 숨을 크게 쉬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내 화장을 고쳐주려고 하는데, 임수연이 다급하게 뛰어왔다. "어떻게 됐어?" 내가 다급하게 물었다. "아줌마가 안 가겠대, 무조건 결혼식 보겠대, 네 오빠가 아직 방법 생각하는 중이야..." 임수연의 이마에는 땀이 가득 맺혀 있었다. 시어머니가 있는 걸 보자 그녀는 내 귀에 대고 속삭였다. "고현우 그 개자식은 찾았어?"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찾았어, 지금 오고 있어." 임수연은 가슴을 두드리며 숨을 길게 내쉬었다. "다행이야." 임수연이 들러리였기에 나랑 같이 무대에 올라가야 했다. 호텔 로비는 아주 몽환적이었고 마치 선경 같았고 모든 여자들이 원하는 그런 결혼식장이었다. 나는 대기하고 있으면서 사회자가 유머러스하게 현장 분위기를 유도하는 걸 듣고 있었다. 모두가 웃고 떠들고 있었지만 나는 웃음이 나오지 않았다. 무대를 지나 센터 귀빈석에 있는 엄마를 보았다. 엄마는 피곤해 보였지만 눈에는 미소를 머금고 있었고 눈가에는 기쁨과 기대가 가득했다. 하필 그때, 시끌벅적하던 로비에 난리가 났다. 누군가는 휴대폰을 보고 있었고 누군가는 서로 귀를 맞대고 수군거렸다. 왜인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다들 왜 이러지?" 내 뒤에 있던 임수연이 미간을 찌푸리고는 긴장해하며 말했다. "설마 고현우 그 개자식이 없는 걸 모두 안 거야?" 나는 괜스레 불안해 났다. 초조해하고 있는데 훤칠한 누군가가 걸어오는 걸 보았다. 부진성이 새까만 눈동자로 나를 바라보았고 몇 미터 밖에서도 그의 위압감을 느낄 수 있었다. "선배..." 그의 표정을 보자 나는 불안해 났다.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고현우 여기 없는 거지?" 그가 질문을 했지만 확신에 찬 말투였다. 나는 심장이 덜컹했다. 역시나 알게 됐네. 내가 말하지 않자 부진성은 묵인으로 받아들였고 눈빛이 이글거리더니 냉담한 말투로 물었다. "계속 여기 있을 거야?" 그의 말을 듣자 점점 더 불안해 났다. "선배, 대체 무슨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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