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9장
“당연하죠. 자리 비켜줄게요.”
강유정이 예상보다 쿨하게 대답했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김은아에게 정중히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사실 오늘 온 것도 은아 씨에게 직접 사과하고 싶어서예요. 어쨌든 이 일에 저도 책임이 있으니까요.”
“말도 안 돼. 네가 왜 사과해야 해?”
강이준은 강유정을 안타깝게 바라보며 그녀를 일으켜 세우고는 임서우와 김은아를 바라보았다.
“솔직히 말해서, 유정이가 이 자리에 끌고 오지 않았더라면, 오늘 여기 오지 않았을 거야.”
그의 시선은 결국 김은아에게 고정되었다.
“나와 너의 관계는 처음부터 돈을 전제로 한 거래였어. 대역이 필요했든, 아니면 욕망을 해소할 대상이 필요했든 간에, 너에게 자세히 설명할 의무는 없다고 생각해.”
그야말로 적나라한 모욕이었고, 김은아는 숨을 쉬기조차 힘들었다.
어젯밤 뒤척이며 스스로 여러 번 질문해 봤었다.
‘내가 정말로 돈에 미친 사람인가? 왜 강이준을 사랑하게 되었을까? 정말 그의 돈 때문인가?’
솔직히 말하면 김은아는 아니라고 확실하게 답할 수 없었다.
‘강이준의 모든 것, 그가 가진 모든 것은 강씨 가문이라는 재벌가 배경이 만들어 준 거니까...’
그가 가진 배경과 돈을 떠나서는 이 질문에 답할 수 없을 정도로, 돈이라는 전제가 없었다면 모든 것이 비현실적이었다.
김은아는 힘겹게 일어섰다. 오늘 강이준은 김은아의 마음속에서 시들어 가던 불씨를 하나씩 꺼트렸다.
“오해하지 마세요.”
김은아는 당돌하게 말하려 했지만, 목소리에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다.
“저는 설명을 해달라고 온 것이 아닙니다.”
강이준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그녀가 말을 마치기를 기다렸다.
“그 계약서...”
김은아의 목소리가 점점 차분해졌다.
“돌려줄 수 있나요?”
김은아는 강유정을 한 번 쳐다보았다.
“두 분의 사랑을 축하드려요. 이제 제가 이 거지 같은 삼각관계에서 떠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세요.”
강이준의 눈빛이 깊어졌다. 그는 눈을 한 번도 깜빡이지 않고 김은아를 바라보았다. 분명 김은아가 이렇게 말할 줄은 예상하지 못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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