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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8장

임서우는 은근히 걱정되어 걸음을 늦췄다. “은아야, 어떻게 할 생각이야?” “내가 뭘 할 수 있겠어?” 김은아는 쓴웃음을 지었다. “처음부터 우리 두 사람은 계약에 얽힌 관계였어. 내가 무슨 수로 이준 씨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겠어?” “은아야...” 임서우는 마음이 아파 견딜 수 없었다. 한때 그녀는 김은아의 냉정하고 자기주장이 강한 모습을 부러워했었다. 그래서 강인했던 김은아가 지금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이 정말 가슴 아팠다. “난 괜찮아. 세상에서 내 자존심이 제일 중요하니까. 절대 내 얼굴에 먹칠하지 않을 거야.” 김은아는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러면서 두 사람은 예약된 룸 앞에 도착했다. 임서우가 손을 들어 막 문을 두드리려는데, 안에서 희미하게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목소리가 작아 정확히 무슨 말을 하는지 들리지 않았지만, 확실히 강이준의 목소리는 아니었다. 임서우는 김은아를 바라보며 이를 악물고 말했다. “강이준, 이 쓰레기 XX. 도대체 무슨 뜻이지?” “나를 불렀어?” 김은아가 아직 말도 하기 전에, 강이준의 목소리가 두 사람 뒤에서 들려왔다. “완전히 내로남불 아닌가? 너만 친구를 데리고 약속 장소에 올 수 있다는 건가?” 강이준은 차가운 눈빛으로 김은아를 한 번 쳐다본 후 임서우를 보며 말했다. “삼촌!” 임서우는 그에게 말로 되갚아 주려 했으나, 그때 옆에 있던 문이 열렸다. 풀메이크업에 잔뜩 신경을 쓴 강유정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왔어요? 왜 안 들어오지 않고...” 그녀의 시선은 김은아에게로 향했다. 그러고는 친절하게 다가가 그녀의 팔을 부축하며 말했다. “들어가요. 어제는 바빠서 제대로 인사도 못 했네요...” 김은아는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그녀는 힘껏 강유정의 손을 뿌리치며 차갑게 말했다. “우리가 이 정도로 친한 사이였나요?” “김은아, 적당히 해!” 강이준은 전례 없는 냉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기본적인 예의도 모르는 여자였어?” “예의?” 임서우는 김은아를 뒤로 숨기며 말했다. “삼촌, 그 말이 삼촌 입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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