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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장

마지막 말을 할 때 김은아의 목소리는 울먹였다. 그러면서 또 한 잔을 비웠다. “은아야...” 임서우는 김은아가 다시 술을 따르려 하자,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그만 마셔. 안주도 좀 먹어야지.” “괜찮아. 내 주량이 얼마나 되는지 잘 알잖아?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야.” 김은아는 임서우의 손을 뿌리쳤다. “은아야! 울고 싶으면 울어. 울면 마음이 좀 나아질 거야.” 임서우는 두 손으로 다시 그녀를 잡았다. “내가 왜 울어야 해?” 김은아는 눈시울이 붉어진 채 자조적으로 웃으며 중얼거렸다. “기뻐서, 너무 기뻐서 울지 못하겠어.” “은아야...” 임서우는 더 이상 할 말을 잃었고 눈물이 핑 돌았다. “바보 같은 임서우!” 김은아는 코를 훌쩍이며 손을 뻗어 임서우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네가 왜 울어? 너는 행복해야 해. 우리 둘 중 적어도 한 명은 행복해야 하지 않겠어?” 임서우는 입술을 깨물며 힘껏 고개를 저었다. “아니! 우리 둘 다 행복해야 해!” 김은아는 쓴웃음을 지으며, 큰 눈을 부릅뜨고 임서우를 바라보다가 끝내 눈물을 왈칵 쏟았다. “네가 술도 못 마시게 말리면 내가 어떻게 행복해질 수 있겠어?” 임서우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서 자리에서 일어나 김은아를 껴안았다. “은아야. 슬퍼하지 마. 너는 너무 좋은 사람이고, 틀림없이 더 좋은 사람이 나타나 너를 사랑해 줄 거야. 강이준 그 나쁜 놈은 잊어버려.” “잊어버리라고?” 김은아는 멍하니 반응이 없었고, 갑자기 영혼이 가출한 사람처럼 말했다. “말처럼 쉽게 잊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게 쉬운 일이었다면 너도 강하성과 이렇게 오래 얽혀 있지 않았겠지?” ‘어떻게 잊을 수 있겠어? 이렇게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는데... 강이준이 내게 보여준 세상은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세상과 전혀 다른 세상이었어. 그렇게 많은 순간들을 어떻게 잊어...’ 처음부터 끝까지, 강이준이 김은아에게 준 것은 그녀가 한 번도 가져본 적 없었고, 앞으로도 가질 수 없을 것들이었다. 김은아는 또다시 자조적으로 웃으며 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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