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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장

박천일은 의사 생활 수십 년 동안 2억을 한 번에 건네는 사람은 처음이었다. 그는 받고 싶은 마음을 애써 억누르며 임예지를 바라봤다. "임예지 씨, 걱정하지 마세요. 어머님 병은 제가 최선을 다해…" "아니요." 임예지는 박천일의 말을 끊었다. "박 선생님, 지금 저희 집 상황 때문에 전 저희 엄마가 당분간 깨어나지 않았으면 해요." "네? 아니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박천일은 반전의 전개에 깜짝 놀랐다. "박 선생님, 제발 절 도와주세요." "지금 저랑 저희 엄마 사이에 오해가 있어요. 지금 깨어나시면 오해는 점점 더 커질 거예요." 임예지는 울먹거리기 시작했고 급기야 박천일의 소매를 잡아당기며 애원했다. "선생님, 저한테 증거 찾을 시간을 조금만 주세요. 조금이면 돼요. 제발 저 좀 도와주세요. 네?" 그 말을 끝으로 자연스레 카드를 박천일의 주머니에 밀어 넣었다. 박천일은 난감했으나 2억의 달콤함이 너무나도 컸다. "전 그냥 못 깨어나시게 하면 되는 건가요?" 임예지는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정말 감사합니다. 박 선생님." 박천일은 임예지와 함께 황이진을 보러갔고, 병실에 도착해 보니 간호사 허이솔도 있었다. "박 선생님, 환자분 회복이 좋아요. 깨어나실 기미도 보이고요." 허이솔은 기분이 좋아났다. "그래? 내가 보지." 박천일은 청진기를 들고 나름 그럴듯해 보이게 황이진을 진찰하기 시작했다. "확실히 많이 호전되셨네. 그렇지만 깨어나시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듯해." "그럴 리가요?" 허이솔은 어딘가 이상했다. "간호사 주제에 뭘 안다고 그래?" 박천일은 경고의 눈빛으로 허이솔을 노려봤다. 하여 허이솔은 더 이상 아무 말 하지 못하고 침묵을 지켰다. 그때 박천일이 고개를 돌려 임철민을 바라봤다. "보호자분, 아내분 상태가 많이 좋아지셨어요. 저녁에 링거 몇 개 바꿔드릴 테니 곧 깨어나실 거예요." "네, 감사합니다. 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 임철민은 고개를 숙여 연신 감사 인사를 표했다. 박천일은 돌아가서 새로운 처방전을 허이솔에게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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