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46 장

그녀가 조금 이상한 얼굴로 감히 자신의 눈을 못 마주치자, 그는 고개를 숙여 피식 웃었다. 마치 그녀의 수줍은 얼굴을 비웃는 듯, 좁은 공간에 가두는 듯 그녀 뒤에 있는 의자에 손을 내려놓았다. 김수지가 조금 불편해 움직이자 그가 더욱 단단히 가둬버렸다. 그리고 박민혁의 다른 한 손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었다. 몸이 점점 더 가까워졌고 그의 숨결도 점점 가까워졌다. 그리고 그녀와 키스하려는 것 같았다. 김수지는 비록 거절하고 싶었지만 피하지 않고 순종한 채 그의 장난스러운 눈빛을 무시하고 곧바로 눈을 감았다. 박민혁은 그녀의 모습을 보고 웃음을 터뜨렸다. 그의 손가락으로 김수지의 입술을 만지자 코끝에서 약 냄새가 전해졌다. 김수지가 다급히 눈을 떠보니 그가 약병을 열어 약을 발라주는 것이었다. "약이 얼마 남지 않았어." 그러니 이렇게 약을 바를 수밖에 없었다. 그녀가 약병을 짜면서 바르는 것보다 훨씬 낫다. 그의 손가락이 그녀의 입술에 조금씩 마찰하고 있다. 그의 웃음 가득한 얼굴이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 그렇다, 그는 그녀를 웃고 있었다. 키스하려는 줄 알았던 그녀를 웃는 것이다. 사실 김수지는 이 순간이 이해가 안 됐다. 박민혁이 그녀를 원하지 않고 약을 발라주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럼 왜 이렇게 애매한 분위기를 만들어서...' 그녀는 가림막을 힐끔 보았다. 그것은 마치 두 사람을 그 공간에 가두는 것 같았고 그녀는 박민혁의 품 안에서 꼼짝도 할 수 없었다. 비록 스킨십은 없었지만 너무 가까워, 김수지는 숨도 제대로 쉴 수 없었다. 김수지는 스킨십을 원하는 것처럼 방금 같은 실수가 다시 일어나기를 바라지 않는다. 그리고 박민혁은 그녀의 생각을 눈치챘지만 그녀로부터 멀어지지 않고 오히려 더 가까이 다가갔다. 얼핏 보면 약을 바르는 거리가 거의 코끝에 닿을 지경이다. 그의 손가락은 여전히 그녀의 입술을 만지고 있었으며 천천히 약을 바르고 있다. 차가운 느낌 때문에 김수지는 입술의 상처가 조금 편안해졌고 약 기운 때문에 따가운 고통도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