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8장

김수연은 뒷자리에 앉아 콩이 쏟아지는 소리를 내며 차 위에 떨어지는 빗방울을 보았다. 그것은 점점 더 빠른 빈도로 차량 앞유리를 두드리며 사람의 귀청을 울리게 했다. 유린이 차에서 첫 번째로 내려왔다. "짜증나네. 올 가을은 비가 너무 많이 와." 그녀는 발에 김병호가 새로 산 양가죽으로 밑창을 댄 신발을 신고 있었다. 이번에 이렇게 물에 젖으면 거의 맛이 간다. 기분이 정말로 언짢았다. “그러게요.” 김수연은 그녀와 달리 계속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그 웃음은 하나도 밝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공격적인 악의를 띄고 있었다. 그녀는 머리를 들어 가까운 곳에 있는 밝은 노란색 묘비를 바라보며 말했다. "하늘도 나를 도와주네." 나쁜 짓을 할 때마다 비 오는 날이었다. 비줄기들이 그 흔적들을 지워낼 것이다. 그리고 이 두 아이들의 묘비는 심지어 눈에 띄는 노란색이었다. 그녀가 수고를 들이지 않아도 쉽게 묘지에서 찾을 수 있다. 최근 김수연과 지내면서 김병호는 그녀가 점점 더 무서웠다. "수연아..." 그는 잠깐 망설였다. "너 정말로 이 묘비를 건드리고 싶은 거야?" “왜요? 가슴 아파서?” 김수연은 입꼬리를 올리며 조롱했다. “이제서야 걔도 아빠 딸이라는 게 생각났어요?” 그녀의 말소리가 갑자기 커졌다. “잊지 마세요! 당신이 일부러 걔를 잃어버렸던 사실 말이에요!" "지금 나와 엄마랑 같이 탄 배에서 내리고 싶어면 다시 잘 생각해 보세요. 김수지를 찾아갔을 때 걔가 복수를 할지 안 할지!" 한 우물만 계속 파는 게 더 낫다. 이것은 김병호가 받은 두 번째 경고다. 잘 관리된 중년 남성의 얼굴이 놀란 표정으로 변했다. "수연아, 그런 뜻은 아니야." 그는 그저 김수연의 최근 변화에 놀라움을 느꼈을 뿐이다. 이전에는 그가 김수연을 마음대로 부렸다. 그녀와 유린 두 모녀는 항상 낮은 자세로 굴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김수연이 자꾸 그를 크게 욕하고 위협하면서 그의 자존심에 큰 스크래치를 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김수연이 화를 내면 그의 화가 사라졌다. “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