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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9장

"너 나랑 우리 아이한테 미안해해야 해. 너..." 김수지가 말을 하다 결국 소리내어 울었다. "아니야, 네 탓 아니야. 내가 다 알아, 아이가 그렇게 된 거 내 책임이 제일 커." 그러더니 박민혁 손에 있던 술병을 빼앗아 와 꿀꺽꿀꺽 들이켜기 시작했다. 김수지는 이제 알코올의 알싸함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술을 마시면 그렇게 고통스럽지 않다는 생각이 들 뿐이었다. 그리고 그동안 어떻게 지내왔는지 잊을 수 있었다. 흐릿한 환각 속에서의 박민혁은 다정한 그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며 함께 슬퍼하고 함께 웃어줬다. 하지만 현실 속의 박민혁은 그렇지 않았다. 그는 두 사람의 아이가 죽고 난 뒤에도 여전히 김수연을 보호했고 진영도 김수연 옆에 남겨뒀던 사람이었다. 진 집사와 김수연이 김수지에게 그런 짓을 했는데 김수지가 어떻게 평소처럼 진영을 대할 수 있고 어떻게 김수연을 토막 내고 싶어 하지 않을 수 있을지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박민혁은 김수지에게 선택권도 주지 않았다, 마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그리고 모든 이유를 아이가 약해서 원래 유산의 기미를 보였다고 했다. 모든 건 김수지 잘못이었다. 모든 건 김수지 잘못이었다! "너를 사랑하지 말았어야 했어, 너 대신 그 철봉을 막지도 말아야 했고, 비 오는 날 너 찾아가지 말았어야 했어..." 하지만 시간을 되돌려 다시 그날로 돌아간다고 해도 그녀는 똑같은 행동을 할 것이다. 어떡하지, 김수지는 이렇게 자존심도 없었다. 김수지는 울다 웃으며 말을 내뱉었다. 그녀는 지독한 술 냄새를 풍기고 있었지만 결벽증을 가지고 있던 남자는 미간 한번 찌푸리지 않고 조용히 옆에 앉아 그녀를 보며 이야기를 들어줬다. 김수지도 박민혁을 보고 있었다. 그녀는 이 환각이 너무나도 진실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갑자기 술병을 집어던지더니 그를 안았다. "흐으... 나 정말 별로지, 그때 나랑 결혼했던 이유도 내가 모자라서 나를 선택했던 거 아니야?" "만약 다시 반복된다고 해도 나는 너를 사랑할 거고 너 대신 철봉을 막아줬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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