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장
김수연은 무심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오빠, 오빠가 하라는 대로 할게요."
"지금 있는 위치, 보내줘, 내가 데리러 갈게."
박민혁이 아래층으로 내려갈 무렵, 할머니는 이미 계단 입구에서 기다리고 계셨다. 할머니는 자상한 얼굴로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수지는?"
박민혁은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말을 내뱉었다. "할머니께서 뭘 하셨는지 모르시겠어요?"
할머니는 가슴이 조여들었다. "나한테 화난 거야?"
"할머니한테 화난 건 아닌데, 나한테 화난 건 분명해요."
그건 그렇다......
할머니와 스스럼없이 지냈던 김수지라서,
심지어 때로는 친손녀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어쨌든 박민혁이 그녀와 결혼한 것은 올바른 결정이었다고 할머니는 생각했다.
생각할수록 더 기분 좋아진 할머니는 박민혁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얼굴에 미소까지 지었다.
그런 할머니의 표정을 바라보며 박민혁이 참지 못하고 탄식했다. "체통을 지키십시오!"
"이 자식아!" 할머니가 그한테 귀싸대기를 날렸다. "얼른 가, 얼른 가, 얼른 가서 수지도 보고, 겸사겸사 할머니 대신 사과도 해."
......
경찰서.
약속 때문에 커피숍에 갔어야 할 김수지가 이 시각, 진작에 배터리가 방전된 핸드폰을 들고 진술서를 작성하고 있다.
그녀는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 오늘은 그 여자를 만날 수 없으니, 다음에 또 기회가 되길 바랄 뿐.
"지하철에서 누군가 뒤에서 만진 게 확실해요?" 수사관의 목소리가 그녀를 사색에서 빠져나오게 했다.
김수지는 저도 모르게 멍해졌다. "네?"
다소 난감한 질문 방식이라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김수지는 여전히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어디를 만졌습니까? 어떻게 만졌는지 설명해 주실 수 있습니까?"
김수지: "......"
무슨 질문 방식이 이래!
이게 피해자를 대하는 태도라고?!
김수지는 그 역겨운 순간을 전혀 기억하고 싶지 않았다!
오늘도 여느 때처럼 지하철 타러 나갔는데, 변태와 마주칠 줄 누가 알았겠는가.
그 남자는 생긴 게 옹졸했고, 사람을 볼 때 그 눈은 사악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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