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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장

그는 그저... 이혼에 관해 물어보려고 한 것이다. 그래. 그가 김수지를 만나러 가는 건 단지 이혼 절차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것일 뿐이다. 저번에 말했던 한 달이라는 기간은 이제 일주일밖에 남지 않았던가. ...... 박씨 가문 본가. 저녁 준비를 할 때, 김수지는 평소와 다른 냄새를 맡았다. "할머니, 오늘 왜 이렇게 고기 요리가 많아요? 손님이 오시나요?" 배가 불러오면서 김수지의 입맛은 점점 더 까다로워졌다. 느끼하거나 자극적인 음식은 입에도 댈 수 없었고 가끔씩은 보기만 해도 헛구역질을 했다. 다행히 지난주에 할머니가 요리사에게 분부하신 음식들은 다 입에 맞았었다. 그런데 오늘은... “민혁이야.” 할머니는 조심스럽게 그녀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나랑 같이 밥 한 끼 먹고 싶다고 하더라고.” 할머니와 손자 사이니, 박민혁이 찾아와 밥을 먹는 것도 당연했다. 김수지가 거절할 이유는 없었다. 하지만 오늘 박민혁이 김수연과 함께 병원 산부인과에 들어가는 장면을 떠올릴 때마다 혐오감에 욕지기가 솟았다. 김수지는 그와 함께 밥을 먹기 정말이지 싫었다. 박민혁의 얼굴도 보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김수지는 저녁 시간에 방밖에 나가지 않기로 결정했다. "할머니, 저 배 안 고파요. 저녁 먹으라고 부르지 않으셔도 돼요." 하지만 누군가 방문을 계속 두드렸다. 김수지는 문 두드리는 소리를 견디다 못해 일어나 문을 열었다. "할머니께서 걱정하셔." 박민혁이었다. "내려가서 밥 먹어." 대답을 바라지 않는 말투다. 김수지에게 눈길도 별로 주지 않았다. 심지어 얼마나 빨리 돌아서는지 거절할 기회조차 없었다. 박민혁이 김수지를 더 혐오한다는 듯이. 김수지는 그를 속으로 작게 비웃고는, 약이 오른 채로 그의 뒤를 따라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할머니는 이미 반쯤 다 드신 듯 했다. 그녀가 내려오는 것을 발견한 후, 할머니의 젓가락질은 눈에 띄게 빨라졌다. 김수지가 자리에 앉자마자 할머니는 젓가락을 내려놓았다."난 다 먹었어." 그러고는 아랫사람을 불러 김수지 앞으로 잉어즙을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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