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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장 월급 인상

여진아의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모두 하던 일을 멈췄고 우리 둘을 쳐다보았다. 조민지는 더는 봐줄 수 없어 아예 내 앞을 막아섰다. "여 비서님, 그냥 개인 비서신데, 디자인팀에 간섭할 권력 없으시잖아요?" "게다가 이 프로젝트가 얼마나 중요한지 몰라요?" "안 중요하면 왜 내가 와서 책임져야겠어요?" 여진아는 바로 조민지를 옆으로 밀고 나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강하연 씨, 이제 겨우 회사에 와서 프로젝트를 많이 모르는 것 같으니까, 자꾸 나서려고 하지 마세요." "그냥 일 계 직원인데 상사의 명령에 따르면 되죠, 태도 똑바로 하세요." 그녀는 나한테 손을 내밀며 사모님 행세를 했다. 나는 그녀를 무시하고 일어서 대표님 사무실로 향했다. 사무실에서 몇 명이 지금 일을 보고하고 있었는데 나는 힘 있게 배지훈의 테이블을 내리쳤다. "여진아한테 디자인팀을 이끌라고 했어? 확실해?" 여진아도 그때 달려왔는데, 억울하게 배지훈을 쳐다보았다. "지훈아, 하연 언니가 내가 합류하는 걸 싫어해, 나한테 자료를 안 줘, 하지만 곧 회의 시작인데 어떡해?" "이번에 이명 그룹과의 계약이 망하면 회사 손실이 아주 큰데, 강하연 씨가 책임질 수 있어요?" 그녀는 정말 억울해했고 마치 내가 정말 그녀를 괴롭힌 것처럼 행동했다. 나는 그녀를 무시하고 배지훈을 빤히 쳐다보았다. 그는 손을 저었고 다른 사람들은 자기한테 불똥이 튈까 봐 얼른 사무실을 나갔다. 그는 흥미롭다는 듯 나를 바라보았다. "네가 몇 달 동안 회사에 안 왔고, 진아는 계속 열심히 일했는데, 진아가 널 이끄는 게 뭐가 문제지?" "진아가 나중에 접촉해야 할 일들이 아주 많아, 디자인팀은 그냥 일부분이야, 네가 먼저 데리고 있어, 열심히 가르쳐 줘." 나는 입꼬리를 올리고 차갑게 웃었다. '여진아가 고작 인턴인데, 감히 나한테 가르치라고 해? 같은 부서도 아닌데?' 하지만 여진아는 든든한 지원군을 얻은 듯 얼른 다가가 고개를 끄덕였다. "지훈아, 내가 꼭 열심히 배워서 네 오른팔이 되어줄게." 나는 두 사람의 행동을 보고 싶지 않아 바로 입을 열었다. "나는 디자인팀 디자인 디렉터야, 인턴을 가르치지 않아." "내가 가르치길 원하면 나한테 학비를 줘." "뭐라고?" 배지훈은 테이블을 치며 바로 일어났고 난 무표정으로 손을 내밀었다. "학비 내, 안 그러면 인사팀한테 전업적인 선생님 찾아서 가르쳐주라고 해." 배지훈은 연신 "그래"라고 했고, 나를 독하게 쳐다보았다. "너 돈구멍에 빠졌어? 눈에 돈 밖에 안 보여?" "맞아." 나는 손을 거두었다. "나한테 직접 안 줘도 돼, 나 월급 인상해 줘, 내가 지금 두 사람 일 하고 있잖아." 나는 지금 나와 배지훈이 아무 감정도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기에 돈으로 우리의 사이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어느 날, 날 자르면, 집에 있는 장롱을 부수는 것 말고는 이혼하는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배지훈은 나를 빤히 쳐다보았고 여진아가 그동안 무슨 말을 해도 그는 아무 말 하지 않았다. 마지막에 겨우 억지로 입을 열었다. "그래, 월급 인상해 줄게." 나는 그의 테이블에 있는 전화를 들어 신속하게 인사팀한테 전화를 걸었다. "대표님, 인사팀입니다, 무슨 일이세요?" 수화기 너머로 인사팀 조수 소리가 들렸다. 나는 미소를 지으며 나지막하게 말했다. "확실하게 하는 게 좋잖아." 나도 이러고 싶지 않았지만 그가 혹시라도 말을 바꿔 월급을 안 줄 수도 있지 않겠어? 배지훈은 수화기에 대고 소리 질렀다. "강하연 월급 한 단계 올리고, 기본 월급도 인상해!" 그가 말하기도 전에 나는 바로 서류를 들고 돌아섰다. 여진아를 지나갈 때 나는 좋은 마음으로 귀띔해 주었다. "조금 이따 회의해요." 여진아는 내가 그렇게 할 줄 생각도 못 했고 반응도 하지 못했다. 배지훈이 그녀한테 뭐라고 했는지 회의실에 왔을 때, 그녀의 눈시울이 붉어져 있었다. 나는 조민지한테 회의 자료를 정리하라고 하고 바로 여진아한테 넘겨주라고 했다. "여 비서님, 30분 뒤면 상대방이 도착할 테니, 시간 잘 지키세요." "걱정 마세요, 난 대표님 비서예요!" 여진아는 씩씩거리며 자료를 건네받고 신속하게 기록하고 있었다. 그녀의 능력이 어떤지는 몰라도 이렇게 급하게 보여주려고 하는 걸 보니 아마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나한테 엿 먹이려고 할 테니까 무조건 잘 보이려 할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내가 그녀를 너무 과대평가했다. 난 여진아가 적어도 전공은 맞을 거고, 배지훈을 몇 달 따라다녔기에 회사의 각종 회의에 대해 대충은 알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가벼운 주최임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계속 말실수를 했고 마지막에는 아예 내가 준 서류를 들고 읽기 시작했다. 그대로 읽는 것도 모자라 결정적인 영어도 틀리게 읽었고 옆에 있는 조민지한테 발음을 가르쳐달라고 했다. 나는 가시방석에 앉은 것 같았고 몇 번 말하려고 했지만 모두 여진아가 끊어버렸다. "강하연 씨, 이번 회의는 제가 주최합니다." 그녀가 고집스럽게 날 쳐다보았는데 나는 완전히 할 말을 잃었다. 결국 이명 그룹의 장 대표님이 회의를 중단시켰다. "죄송하지만, 잠시 끊을게요. 강 디렉터님, 이게 배성 그룹의 성의입니까?" "만약 배 대표님이 계속 협력할 계획이 없으시면 그냥 저희한테 위약금 물어내라고 하세요." 회의실은 아주 조용해서 바늘 떨어지는 소리까지 들릴 정도였고 여진아가 훌쩍이는 소리만 들렸다. 그녀는 얼른 일어서 장형원한테 허리 숙여 인사했다. "장 대표님, 죄송해요, 디자인팀에서 오늘 자료를 저한테 줬거든요, 그래서 제가 아직 프로젝트에 관해 잘 몰라요." "강하연 씨가 저한테 준 자료들이 모두 전문어라 제가 도저히 모르겠어요." 그녀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믿을 수 없다는 듯 그녀를 쳐다보았다. '미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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