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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3장

연준현의 비서의 손에서 종이 한 장을 뽑으며 말했다. "잘 봐, 1년 계약이야, 이직하면 1년 월급의 다섯 배를 지급해야 해." 그가 고급 가정부를 구한다고 광고를 내보냈다. 한 달에 월급이 천만 원이라고 했으니 일 년에 1억 2천만원 이었다. 1억 2천만 원의 다섯 배라... 부성화가 어디서 6억을 구하겠는가! 그녀의 오빠도 지금 사정이 안 좋았다! 200만 원도 지금의 부성화한테는 거액이었다! 내가 다 오해한 거야?! 부성화는 마음이 싸늘해졌고 온몸이 차가워지는 것 같았다. 꿈이 깨져서 가정부가 되는 건 그렇다고 쳐도, 파렴치한 백아연 시중을 들라니? 부성화도 부성훈과 마찬가지였기에 아무도 그녀의 시중을 받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 특히나 그들한테 버림받은 사람은 더 시중 받을 수 없었다. 이건 부성화를 죽이는 것과 같았다! 그래서 백아연은 여기서 사는 게 아주 좋은 것 같았다. 별장도 생겼고 빌어먹을 부성화한테 복수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리 와." 백아연은 소파에 누우며 말했다. "방금 하인들한테 널 시중들라고 한 대로, 나한테 해." "연준현, 얘 월급이 얼마야?" "한 달에 천만 원이야." 연준현은 부성화를 힐끗 쳐다보았다. "고용주를 기만한 걸 따지지도 않았으니까 얼른 만회해 봐." "뭘 기만했는데? 당신이 오해하게 했잖아!" 부성화는 아직도 감히 반박했다. "네가 고급 가정부에 지원했어, 그럼 가정부 교육을 받은 증서 있어? 일한 경험 있어? 아무것도 못해봤으면서 감히 한 달에 천만 원하는 일을 받아? 이게 기만 아니야?" 연준현은 늘 말을 잘했다. 그의 허를 찌르는 말에 부성화는 뭐라 말할 수 없었다. "너희들..." 방금 넘어졌던 하인이 미소를 지으며 대야를 주워 건넸다. "얼른 가서 물 받아, 사장님이 좋아하시는 분이 바로 우리 손님이고 고용주인 셈이야, 꾸물거리지 말고 빨리 움직여." 빌어먹을 년, 감히 우리를 며칠이나 부려먹다니! 앞으로 제대로 혼내주겠어! 부성화는 하는 수 없이 물을 받아왔다. 나무 대야를 바닥에 내려놓고 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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