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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2장

분노가 차올랐지만 백아연은 살기 위해 화를 참았다. 그녀는 부성훈과 싸우려고 온 게 아니었다. 그녀는 아직 살아야 했다... 백아연은 부드럽게 웃으며 불쌍한 척했는데 마치 빗바람을 맞은 꽃 같았다. "사과하러 온 거야. 전에 폐를 많이 끼쳐서 미안했어, 이제 가려고, 너랑 밥 한 끼 먹으려고 찾아왔어." 그녀는 부성훈이 자신한테 숙이고 들어오는 여자를 거절할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역시나. 방금까지 역겨운 눈빛을 하고 있던 부성훈은 백아연의 말을 듣고 표정이 변했다. "잘못한 걸 알면 됐어." "변서희 씨가 그러는데 자수 국제 대회에 참석한다며? 나도 본 적 없는데 같이 가면 안 될까? 그리고 너한테 밥 한 끼 사고 떠날 거야. 그래도 우리가 아는 사이었고 네가 날 많이 도와줬잖아." 백아연의 말투에는 애절함이 가득했다. 그녀가 홀로 기도 했고 병까지 걸렸기에 부성훈의 가식적인 고상한 마음이 또 생겼다. 그는 다른 사람을 동정하는 것으로 자신을 높이려 하는 걸 아주 좋아하는 것 같았다. "들어와서 앉아, 내가 준비 좀 할게." 변서희가 뭐라고 하려 했지만 부성훈이 이미 뒤돌아 떠났다. 백아연이 거실 소파에 들어가 앉았는데, 변서희가 도둑 보듯 자신을 바라보는 걸 보고는 헛웃음을 쳤다. "그럴 필요 없어, 네가 부 사모님 하고 싶으면 해, 난 그냥 부성훈이랑 밥 한 끼 하고 싶은 거야. 다만 네가 이렇게 야망 있는 줄 몰랐네, 처음부터 부성훈 노린 거지?" 마음을 들키자 변서희는 표정이 어색해졌다. "성훈 씨가 너무 힘든 것 같아서 내가 도와주려고 한 것뿐이야. 난 명예도 권력도 바라지 않아, 너랑 허지은과 달라, 그러니까 나한테 뭐라 하려고 하지 마." 명예를 바라지 않는다고? 부성훈한테 명예 따위가 있겠어? 허지은과 자신의 경험이 있었기에 백아연은 변서희도 결국 욕설과 질타만 받을 것 같았다! 아직도 헛꿈 꾸고 있네! 빌어먹을 년! 백아연은 변서희한테 들킬까 봐 음침한 눈빛을 속눈썹으로 가렸다. 변서희가 앉으며 우유를 들고 말했다. "걱정 마, 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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