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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장

“그럼, 당연하지. 게다가 네가 허씨 가문 파티에 간 건 일을 망치기 위해서니까 분명히 밥을 먹을 시간도 없었을 거야.” 고남연이 소파에 앉았다. 그러자 윤경민은 미리 시켜놓은 야식을 일일이 그녀 앞에 놓고 젓가락을 내밀며 물었다. “우리 형은 오늘 여지수와 함께 참석했다면서? 남연아. 이혼 일정을 앞당길 때가 되지 않았어?” 고남연은 마치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젓가락을 받아들며 말했다. “왜 며칠이 멀다 하고 이혼을 재촉하는 거야? 윤경민. 너 나 짝사랑하고 있어?” “네가 그렇게 사나운데 누가 감히 너를 짝사랑할 수 있겠어? 난 그냥 우리 형의 오만함이 눈에 거슬릴 뿐이야. 게다가 우리 형은 원래 좋은 남자가 아니야.” 고남연은 물을 마셨다. “이 말은 네가 윤씨 가문 사람들 앞에서 해야 할 것 같은데?” “말해야지. 말할 거야. 이 시기가 지나면 난 가문에 우리 형을 고발할 거야.” 그 말에 고남연은 피식 웃었다. 그녀는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윤경민이 윤북진을 이기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 “남연아. 내 말 좀 들어봐, 우리 형 같은 남자는…” 윤경민은 또다시 거침없이 윤북진을 깎아내리기 시작했다. -- 한편, 육진성이 막 집으로 돌아왔을 때, 강정숙은 웃는 얼굴로 그를 맞이했다. “오셨어요?” “고남연은요?” 윤북진이 물었다. “두 사람, 같이 오는 게 아니었어요? 아직 돌아오지 않으셨는데요…” ‘안 돌아왔다고?’ 순간, 윤북진의 얼굴은 금세 어두워졌다. ‘이미 집에 돌아왔다고 하지 않았던가? 잔다고 했는데?’ 그는 굳은 얼굴로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고남연에게 전화를 걸었다. “형은 어릴 때부터 좋은 놈이 아니었어. 어릴 때부터 우리 집에서는 뭘 먹든지 형부터 먹게 했고, 난 한 번도 수박 중간 부분을 먹어본 적이 없어. 자기는 벌집을 쑤셔보기 싫어서 나더러 쑤셔보라고 했고, 또 그해 여름엔 뱀한테 한 번 물리게까지 했다니까? 고남연, 네가 한번 말해봐. 우리 형, 진짜 좋은 놈이 아닌 것 같지?” 윤경민이 고남연에게 그동안의 윤북진의 행동에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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