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장
고남연은 뒤돌아보며 물었다.
"또 무슨 일 있어?”
여지수가 말했다.
"얘기 좀 할 수 있을까?”
여지수가 서류만 가져다주려고 온 게 아니라는 걸 눈치챈 고남연은 응접실로 안내하며 커피를 타 주었다.
"아침부터 참 한가롭네.”
여지수는 커피를 양손에 들고 웃으며 말했다.
"평소에도 만나서 말할 기회가 없었잖아.”
고남연은 의자를 끌어당겨 앉으며 말했다.
"할 말이 있으면 해.”
여지수는 커피잔을 양손에 꼭 쥐고 고남연을 한참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남연아, 사실 북진이와 나는 네가 생각하는 그런 사이도 아니고 밖에서 말하는 그런 사이도 아니다.”
“북진이는 내가 감히 바라볼 수도 없는 사람이야. 나도 내 신분을 알아. 그때 호텔에서의 일도 오해야.”
고남연은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너에게 해코지라도 할까 봐?”
고남연은 여지수가 사람들 앞에서 윤북진의 팔짱을 끼고 있는 것을 직접 보았는데 이제 와서 오해라고 하니 고남연은 웃겼다.
여지수는 해명했다.
"남연아, 난 네가 나에게 해코지할까 봐 겁내는 게 아니야, 난 네가 날 전혀 상대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걸 마음속으로 잘 알고 있어. 나도 알아, 나 같은 출신리 북진이와 함께 있고 싶은 건 말도 안 된다는 걸, 내연녀가 될 자격조차 없다는걸.”
여기까지 말한 여지수는 갑자기 난처해하며 미간을 찌푸리고 고민하다가 말했다.
"사실 난 북진이가 널 화나게 하려는 바둑알일 뿐이야."
그때도 여지수는 윤북진의 뜻을 따라 친한 척했을 뿐이다.
"물론 북진이가 일에서 나를 배려했다는 것은 부인하지 않아. 그건 3년 전에 내가 목숨을 구해준 데다가 심유미랑 닮아서 불쌍하게 여겨서 그러는 거야.”
여지수는 잠시 멈추었다가 다시 용기를 내어 말했다.
"북진의 일거수일투족, 그가 하는 모든 일은 내가 관여할 수 있는 게 아니야. 다만 북진이는 아직 유미를 잊지 못해서 그래.”
여지수가 해명을 마쳐도 고남연은 여전히 아무렇지도 않은 듯 담담했고 마음속으로 비꼬는 듯한 웃음만 흘렸다.
여지수와 윤북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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