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장
윤북진의 표정과 말투로부터 고남연은 빠르게 상황을 눈치챘다.
심주영이 돌아왔다는 것도, 심주영이 그녀를 데려다준 것도 알고 있는 모양이었다.
얼굴에 심술이 가득한 걸 보면 말이다.
“주영이 돌아왔어. 길이 같아서 날 데려다줬고.”
고남연은 피하지도, 핑계도 대지 않고 솔직하게 대답했다.
친근하게 주영이라고 부르는 고남연을 보며 윤북진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주영? 고남연, 엄청 다정하게 부르네?”
이어 그는 못마땅한 얼굴로 또 물었다.
“심주영 어디 살아? 어디에 살길래 너랑 길이 같냐고.”
고작 조금만 늦게 들어온 것도 이렇게 화를 내는 걸 보면 만약 오늘 밤 그녀가 돌아오지 않았더라면 그는 아마 A 시를 이 잡듯 샅샅이 뒤집고도 남았을 것이다.
그때 이후로 고남연은 그를 북진이 아닌 성명으로 불렀다.
그때와 비교가 되자 윤북진은 더욱 심기가 뒤틀렸다.
윤북진의 나쁜 태도에도 고남연은 침착했다.
“차를 기다리는 중이었는데 마침 돌아가는 길이라서.”
“서경백, 심이연이 없었어? 주정연은 너랑 같이 안 있었어? 왜 하필이면 심주영한테 데려다 달라고 하냐고. 내가 분명 이현이 널 데리러 갈 거라고 말했잖아!”
윤북진의 계속되는 억지에 고남연은 점점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오늘 밤의 일을 제대로 논하자면, 먼저 이치에 맞지 않은 행동을 한 건 그였다.
고남연은 머리핀을 빼서 옷장 위에 내동댕이치며 싸늘한 눈빛으로 윤북진을 노려보았다.
“다른 여자 전화 한 통에 아내를 버리고 그 여자와 병원에 다녀온 주제에 무슨 낯짝으로 나한테 호들갑을 떠는 거야? 네가 무슨 자격으로 나한테 그런 말을 하는데?”
“네가 있었다면 내가 심주영 차를 타고 왔을까?”
“윤북진, 내가 평소에 꼬치꼬치 따지지 않으니까 만만해? 경고하는데 내가 어느 날 다른 남자와 도망을 간다면 그건 모두 너 때문일 거야.”
오랫동안 가슴에 담아두었던 말이었다.
둘 사이가 굳이 하나하나 따질 필요 없이 그녀는 그저 아이만 임신하면 된다고 항상 생각했었다.
그런데 윤북진은 자기가 저지른 짓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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