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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장

고남연은 발걸음을 늦추고 전과 다름없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 “나를 찾아서 법정 놀음을 하려고? 나와 윤북진은 부부가 아니라 그냥 아는 사이인데?” 윤북진은 손에 쥔 담배를 바닥에 툭 던져 발로 짓밟으면서 말했다. “집으로 안 돌아갈 거야?” 고남연은 눈썹을 치켜들고 자기 집 입구를 한번 쳐다보았다. “이게 바로 우리 집이야.” 윤북진은 두 손을 바지 주머니에 찔러 넣고 한참 동안 고남연을 쳐다보다가 입을 열었다. “고남연, 내가 이렇게 찾아왔잖아. 우리 서로 한 발짝씩 물러서는 게 어때? 그리고 우리 엄마 쪽에서 이미 의심하기 시작했어.” 그 말에 고남연은 웃고만 싶었다. 그녀는 이미 진작에 물러섰는데, 이제 또 어디까지 물러서야 한단 말인가? 하지만 그런데도, 고남연은 윤북진과 옳고 그름을 따지기 귀찮아 하품하며 말했다. “네 어머니 쪽은 네가 알아서 해. 난 집에 가서 잠 좀 자야겠어.” 말을 마치고, 고남연은 입구 쪽으로 걸어갔다. 그때, 윤북진은 손을 뻗어 그녀의 팔을 잡아당겼다. “윤북진. 한밤중에 뭐 하는 짓이야? 경비원을 부르기 전에 그만둬.” 고남연이 몸을 돌리며 말했다. 그러자 윤북진은 고남연의 팔을 잡아당겨 그녀를 한쪽으로 내동댕이쳤다. “고남연, 체면을 세워줄 때 알아서 행동하는 게 좋을 거야.” “아니.” 고남연이 말했다. “체면 같은 건 세워주지 않아도 돼. 그리고, 난 원래 얼굴이 두껍잖아? 네가 모르는 것도 아니고, 새삼스럽게.” 게다가 윤북진이 고남연의 체면을 살려주면, 고남연은 반드시 그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해야 하는 걸까? 고남연이 계속 고집을 부리는 것을 보고, 윤북진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여기까지 와서 그녀에게 고개를 숙였는데, 그녀는 대체 뭘 어떻게 하고 싶은 거란 말인가? 윤북진은 분노를 억누르면서 말했다. “그러는 넌 어떻게 하고 싶은데?” 고남연은 그의 손을 뿌리치며 말했다. “윤 대표. 다시는 나를 찾아오지 마. 내 눈앞에 나타나지 않는다면 난 정말 너한테 고마워할 거야.” 고남연이 그를 찾으러 가지 않자, 이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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