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장
나는 담담하게 설명했다.
“아, 내일 출국 서류 준비를 해야 해서 정말 시간이 안 돼. 네 친구 약혼식인데, 의리상 네가 참석해야지. 나는 혼자서도 괜찮아.”
그녀는 내 말을 듣고 나를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네가 안 간다면, 나 민준이를 데려가도 될까?”
예전 같았으면 조민준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화가 나서 펄쩍 뛰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저 웃으며 말했다.
“그럼.”
그녀는 내 얼굴에서 질투의 흔적을 찾으려 했지만,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참다못해 물었다.
“임진우, 너 왜 전혀 질투하지 않아?”
나는 그녀를 바라보며 참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예전에는 내가 질투하는 걸 가장 싫어하지 않았던가?
그래도 나는 이렇게 말했다.
“내가 질투할 이유가 뭐가 있어? 걔는 너랑 좋은 친구이고, 네 친구와도 친하잖아. 걔를 데려가는 게 당연하지.”
그녀는 몇 번이나 무언가 말하려 했지만, 결국 말하지 못하고, 마지막으로 한마디 했다.
“그럼, 내일 아침에 내가 서류 처리하러 널 먼저 데려다줄게.”
나는 잠시 생각하다가 거절하지 않기로 했다. 머리가 어지러워 운전하기 싫은데, 누가 데려다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하예린은 내가 동의하는 걸 보자, 손을 내밀어 내 손을 잡으려 했지만, 나는 피했다.
그녀의 얼굴에는 의아함과 불만이 묻어 있었다. 나는 입을 열어 설명했다.
“어제도 잘 못 잤어. 좀 더 자러 갈게. 너도 좀 쉬어.”
말을 마치고 그녀의 놀란 표정을 뒤로 한 채, 문을 열고 방으로 들어갔다.
다음 날 아침, 하예린은 일찍 일어나 아침을 준비했다. 같이 밥 먹고 나서, 그녀는 차 열쇠를 집어 들고 나를 데려다주려 했다.
나는 하예린의 조수석에 앉으며 왠지 모르게 낯설게 느껴졌다.
하예린의 차를 탄 지 정말 오랜만이었다.
예전에 비 오는 날 우산이 없어서 하예린에게 데리러 와달라고 했더니, 하예린은 눈살을 찌푸리며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말했다.
“너 같은 성인 남자가, 덩치도 있는데 비 좀 맞으면 어때?”
나중에 나는 조민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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