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0장
“그래서 대체 넌 어쩔 셈인데?”
마침내 송유진이 못 참고 먼저 입을 열었다.
배도현은 눈앞의 그녀를 그윽하게 바라보았다.
이에 송유진은 짜증이 점점 더 많이 몰려왔다.
이토록 시큰둥하고 냉랭한 그녀의 표정을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배도현이었다.
그녀는 단지 배도현을 미치도록 사랑해서 이 남자가 제멋대로 구는 걸 죄다 방치했을 뿐이다.
하지만 이제 모든 진실이 밝혀졌다.
송유진이 그와 함께 한 이유가 돈 때문이 아니라 오롯이 그를 대체품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배도현은 생각할수록 울화가 치밀었다.
그는 이를 악물고 송유진에게 질문했다.
“똑바로 얘기해.”
송유진은 미처 반응하지 못하고 그를 멍하니 쳐다봤다.
“뭘?”
“그동안 줄곧 나를 한재혁 대체품으로 여긴 거지?”
송유진은 순간 말문이 막히고 시선을 아래로 떨구었다.
그녀가 아무런 대답이 없자 배도현은 그녀의 어깨에 손을 내려놓고 충혈된 두 눈으로 울부짖었다.
“말해! X발 똑바로 얘기하라고!”
남자의 사나운 외침에도 송유진은 여전히 담담했다.
그녀는 다시 시선을 올리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도현아, 사실 난 처음에 그저 널 묵묵히 바라보고만 싶었어.”
순간 배도현은 모든 걸 깨달았다.
3년 전 송유진은 확실히 가까운 곳에 숨어서 그를 몰래 바라만 봤었다. 감히 그에게 다가와 말을 걸 엄두도 안 나고 그저 묵묵히 바라볼 뿐이었다.
언제부터 그런 그녀를 눈치채게 됐을까?
아마도 진태영과 함께 축구하러 갔을 때 송유진이 또다시 운동장 관중석에 나타났고 그때 마침 진태영이 그를 놀려줘서 알아챈 듯싶었다. 후배가 널 짝사랑한다며, 종일 네 꽁무니만 쫓아다닌다며 일부러 송유진을 가리키면서 말하던 진태영...
그때 배도현은 처음 송유진을 보게 됐다.
그녀에 대한 첫인상은 얌전한 여자아이가 남들에게 참 쉽게 괴롭힘을 당하겠다는 느낌이었다.
나중에 배도현은 확실히 그녀를 괴롭혀왔다.
“3년 동안 진짜 일말의 감정도 없었던 거야?”
배도현이 힘겹게 되물었지만 그녀는 여전히 고개를 내저었다.
“도현아, 난 널 속이고 싶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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