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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장

소다해는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응.” “왜?” 지원우의 질문에 그녀는 순간 웃음을 터뜨릴 뻔했다. “이유가 필요해? 우리 이미 헤어졌잖아. 잊었어?” 지원우는 제자리에 굳은 채 당황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누나, 나... 지금 너무 후회돼.” 소다해는 무표정으로 대답하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지원우는 그녀가 이렇게 무심한 반응을 보일 거라고는 예상하지도 못한 듯했다. 하지만 그래도 지원우는 포기하지 않고 말을 이어 나갔다. “이게 누나 태도야?” 그의 질문에 소다해가 물었다. “그럼 내가 어떤 태도를 보여야 하는데?” 지원우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고 원래 붉었던 눈시울이 더 붉어졌다. 소다해는 그런 지원우의 반응을 보며 흥미롭다는 듯 물었다. “그래서 나랑 다시 잘 지내고 싶어? 그래서 찾아온 거야?” 그 말을 들은 지원우의 눈동자는 반짝반짝 빛났다. 하지만 그가 입을 열려 하던 참에 소다해의 표정이 다시 차갑게 변했다. 그녀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어때? 저게 네가 원하던 반응인가? 내가 아까와 같은 태도를 보였어야 한다고 생각해?” 지원우는 제자리에 굳어서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가 알던 소다해와는 전혀 다른 사람이 눈앞에 서 있는 것 같았다. 두 사람이 사귀기 전에 먼저 상대방을 좋아하게 된 건 지원우였지만 사귀는 동안, 소다해는 그를 아주 많이 사랑했고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이제 아무 사이도 아니었다. 이제 와서 자신을 무시하는 소다해를 보게 되자 지원우는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그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소다해가 먼저 입을 열었다. “별일 없으면 이만 가.” 말을 마친 그녀는 스튜디오로 돌아가려 했다. 하지만 두 걸음도 채 못 가서 그녀의 손목이 지원우에 의해 잡혔다. “잠깐만.” 뒤에서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소다해는 고개를 숙여 자신을 잡고 있는 지원우의 손을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조용히 그 손을 뿌리쳤다. 그녀는 아무 말 없이 지원우를 바라보았다. 그는 당황한 듯 말을 더듬으며 제대로 말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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