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장
한재혁의 시선이 송유진에게 머물렀다가 곧바로 돌려졌다.
송유진은 한재혁이 이런 반응을 보일 줄 몰랐던지라 자신의 착장을 내려다보며 작게 중얼거렸다.
“별로인가요?”
한재혁은 그녀를 바라보지도 않고 그냥 괜찮다고 대답했다.
그녀는 고개를 갸웃했다. 왠지 오늘 옷차림이 마음에 안 든다는 뜻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그녀는 옆에 있던 주성윤을 돌아보며 물었다.
“성윤 씨, 저 정말 별론가요?”
“아니야. 예뻐.”
주성윤이 고개를 힘차게 흔들었다. 그러고는 한재혁을 향해 말했다.
“형, 다시 좀 봐. 오늘 유진이 엄청 예쁘다고.”
그 말에 한재혁은 무심코 고개를 들었다.
오늘 송유진은 고급스러운 드레스를 입고 있었는데, 치맛자락이 발목 위에서 끝나 하얀 발목이 드러났다. 평소에는 왜소해 보였지만 몸매에 의외로 볼륨감이 있었고, 잘록한 허리는 한 손으로 감쌀 수 있을 정도였다.
송유진이 똑바로 바라보자, 그는 귀가 뜨겁게 달아오르는 걸 느꼈다.
“재혁 씨, 귀가 왜 이렇게 빨개요?”
그는 무심코 손을 들어 귀를 만져 봤다. 열기가 전해져 민망했다. 헛기침을 두어 번 하고는 퉁명스레 내뱉었다.
“가자. 슬슬 시작하겠네.”
...
한편, 배희준은 경매회장에 와서도 수시로 휴대폰 잔액을 확인하고 있었다. 행사가 곧 시작인데도 잔액은 여전히 0원이었다.
‘나 속은 건가?’
덜컥 겁이 난 그는 바로 배도현에게 전화를 걸었다.
“형, 돈은요?”
“뭐가 그렇게 급해.”
익숙한 목소리가 등 뒤에서 들렸다. 돌아보니 배도현이 통화 중인 휴대폰을 들고 다가오는 중이었다. 배희준은 얼른 전화를 끊고 성큼성큼 뛰어가 그를 맞았다.
“형, 여길 어떻게 왔어요?”
“경매회에 참석하러.”
“형도 여자친구 줄 보석 사러 온 거예요?”
배도현은 그를 힐끗 보더니 말없이 안으로 들어갔다. 배희준이 급히 뒤따르며 물었다.
“형, 누구 주려고 사는 건데요? 혹시 새 여자친구?”
“무슨 헛소리야. 그런 거 없어.”
배희준은 깨달았다는 듯 가볍게 웃었다.
“설마 유진 누나 줄 거예요? 유진 누나를 다시 붙잡으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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