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장
그 뒤로 이틀 동안 송유진은 계속 밖에서 집을 알아봤다. 적당한 집을 찾으면 곧 학교를 나갈 생각이었다.
그러던 중 가방 속 휴대폰이 울렸다. 송유진은 중개사에게 잠깐 기다려 달라고 손짓하고 한쪽으로 가서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나지막하고 익숙한 웃음소리가 들렸다.
“유진아, 나 기억해?”
송유진은 휴대폰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 잊을 수가 없었다. 전에 소다해가 한 번 언급한 적이 있었으니까.
“기억하지, 진태영.”
전화기 너머에서 진태영이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혹시 날 잊은 건 아닐까 했거든. 오랜만이야, 동창.”
송유진은 고개를 저었다.
“아냐. 어떻게 너를 잊겠어.”
“그럼 내일 만나자. 우리 못 본 지 2, 3년은 됐잖아?”
송유진은 바로 거절했다.
“미안, 요즘 좀 바빠.”
진태영과 배도현은 어린 시절부터 알고 지낸 사이였는데, 둘 다 성격이 뒤틀려져 있었다. 사건이 터진 다음 진태영은 부모에게 해외로 급히 떠밀려 갔었다. 그리고 그 떠나기 전, 그의 어머니가 따로 송유진을 불러낸 적이 있었다.
진태영의 어머니는 괜히 배도현의 어머니와 친한 사이가 아니었다. 두 가문 모두 자신이 우월하다고 여기는 태도가 똑같았다.
송유진은 지금도 생생히 기억한다. 진태영의 어머니와 배도현의 어머니가 맞은편에 앉아 대놓고 무시하던 눈빛을 보내던 날을 말이다. 그들은 이렇게 말했다.
“진씨 가문이나 배씨 가문에 들어올 자격, 너한테는 없어.”
“아쉽네. 그럼 다음에 보자.”
진태영이 아쉬워하는 목소리를 내자, 송유진은 대충 얼버무린 뒤 전화를 끊었다.
“이 집은 어때요?”
중개사는 그녀가 통화를 끝내자 다가와 물었다.
송유진은 방 안을 둘러보았다. 이곳은 금융 중심가에 있는 것 치고 가격이 괜찮았지만 인테리어가 너무 새것처럼 보여서 오히려 걱정이었다.
그녀가 아직 말을 꺼내기도 전에 중개사가 다시 제안했다.
“저한테 다른 매물도 있는데 한번 가보실래요?”
송유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굳이 새로 인테리어 된 곳일 필요는 없어요.”
중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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