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장
“유진아, 너 정말 나한테 물어볼 거 없어?”
송유진은 순간 멈칫했다.
‘뭘 물어야 할까? 왜 기다려준다고 해놓고선 약속을 어겼는지? 왜 해외로 떠나야만 했는지? 왜 결혼했는지? 왜 나를 속였는지?’
하지만 이제 그런 걸 따질 만큼 순진하고 직진하던 송유진은 없다. 세월이 흐르면서 모든 감정은 무뎌지고 말았다.
그녀는 애써 그의 손을 뿌리치려 했다.
“그만 놔줘요.”
한재혁은 그녀가 자신을 밀어내려는 모습을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너무 서두른 걸까.’
그는 송유진의 손목을 놓았고 그녀의 손가락에 붙여진 스펀지밥 밴드에 시선을 두었다.
“손 아직도 아파?”
송유진은 자신의 손가락을 내려다보았다. 이 어린이용 밴드는 누가 봐도 아이들을 위한 것이었다.
순간 그녀는 가슴이 먹먹해져서 더 이상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았다.
“유진아.”
한재혁이 손을 뻗어 부드럽게 그녀의 머리를 헝클어뜨리며 말했다.
“오빠가 말하는데 무시하는 건 예의가 아니지. 어린애가 말이야.”
“...”
송유진은 어이가 없었다.
‘누굴 아직도 애로 보는 거야...’
그 말이 신경 쓰여 그녀는 버럭하며 한재혁의 손을 내쳤다. 그리고 최대한 위협적인 눈빛으로 노려보았다.
“나 더 이상 어린애 아니에요!”
그녀의 갑작스러운 반응에 한재혁은 오히려 즐거운 듯 미소를 지었다.
어쩐지 예전의 활발했던 그 꼬맹이가 돌아온 것 같았다.
그런데 그가 살짝 미소를 머금자 송유진은 더욱 분노했다.
그녀는 더 이상 상대하고 싶지 않아 곧장 차 문을 열려 했지만 문은 잠겨 있었다.
“문 열어요. 나 내려야겠어요.”
그녀는 화난 듯 말했다.
한재혁은 피식 웃으며 손을 뻗어 차 문을 열어주었다.
문이 열리자마자 송유진은 황급히 내려 학교 정문을 향해 걸어갔다.
그런데 아직 몇 걸음 가지도 않았는데 그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유진아.”
그녀는 짜증이 가득 담긴 표정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또 뭐요?”
한재혁은 성큼성큼 다가와 그녀 앞에 섰다.
“내 번호 없지?”
“그건 필요 없...”
그녀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한재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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