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03장 엔딩(완결)
이서아가 멈칫하더니 얼른 고개를 숙였다. 갑자기 눈앞에 나타난 한수호를 보고 이서아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한수호가 앞으로 성큼 걸어와 떨어지는 외투를 잡으며 가볍게 웃었다.
“아직도 어린이처럼 옷이나 던지면서 놀아?”
이서아의 코끝에 익숙한 소나무 향기가 맴돌았다. 그 향기에 더위는 사라지고 온몸이 편안해져 이서아도 정신을 차렸다. 갑자기 나타난 한수호가 너무 의외였고 너무 반가웠다.
“언제 들어왔어요?”
“방금.”
한수호는 사실 그저께 비행기로 들어와 재판에 참석하려 했지만 폭우가 내리는 바람에 비행기가 다른 나라에 불시착했고 이튿날에 다시 출발하느라 재판에 출석하지 못했다. 한수호의 손에는 이서아가 제일 좋아하는 수국이 한 다발 들려 있었다.
“축하해. 원하던 바를 이뤘잖아.”
이서아가 눈을 깜빡였다. 그제야 긴장했던 신경이 조금 풀리는 것 같았다. 이서아는 커다란 꽃다발을 품에 꼭 끌어안았다. 복잡하기만 했던 마음이 단순해지고 선명해졌다.
사건이 종결됐다는 건 좋은 일이었다. 지금까지 마음 놓고 웃거나 즐긴 적이 없었는데 이제 사건이 종결됐으니 마음의 짐을 훌훌 털어내고 다른 것으로 가득 채울 때가 온 것이다.
‘그래, 다른 것.’
이서아가 고개를 숙여 꽃다발을 킁킁 맡아봤다. 사실 수국은 거의 향기가 없었다. 이서아가 수국을 좋아하는 건 수국이 여러 가지 색깔로 흐드러지게 피어있어서였다. 이서아는 왠지 트집을 잡고 싶었다.
“이렇게 큰 일을 마무리했는데 고작 꽃 한 다발이에요?”
한수호가 싱긋 웃더니 고개를 숙여 이서아의 이마에 키스했다. 이서아가 자기도 모르게 눈을 감았지만 한수호는 입에 키스하지 않고 나지막이 말했다.
“이것도 있어.”
한수호의 손에는 잘 접은 A4 용지가 보였다. A4 용지를 건네받은 이서아는 별생각 없이 열어봤다가 위에 적힌 렉스틴어에 화들짝 놀랐다. 이서아는 지금 렉스틴어 수준이 매우 높은 상태였다. 말하기, 읽기, 쓰기가 다 가능했기에 이 서류가 의학 보고서라는 걸 알아볼 수 있었다.
[환자 이름: 한수호]
이서아는 심장이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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