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04장 에필로그:기둥서방 한수호
“벌써 4개월이라고?”
역시나 이서아의 예상을 빗나가지 않았다. 이튿날 저녁에 열린 축하 파티에서 이서아가 건배를 거절하며 임신한 사실을 얘기하자 다들 깜짝 놀랐다. 한수호가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쳤다는 사실보다 더 놀란 것 같았다. 게다가 한수호가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쳤다는 사실은 이서아, 김하나, 권소혜네 부부만 몰랐다. 여진수가 알 권리를 박탈당한 건 다들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진수가 알면 권소혜가 무조건 알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여진수는 권소혜에게 비밀이 없었기에 권소혜가 알면 이서아에게 비밀로 할 수가 없었다.
제일 큰 충격을 받은 건 여진수였다.
“여보, 우리 사이에 비밀이 있었던 거야?”
권소혜가 못 들은 척하자 여진수는 파티 내내 여보가 비밀이 있는 데 알려주지 않았다는 슬픔에 빠져 있었다. 달래도 쉽게 기분이 풀리지 않을 것 같았지만 달래는 사람이 없었다.
그다음으로 충격을 받은 건 두 어머니였다. 정소라는 한수호가 이서아 몰래 수술했다는 것도 놀라웠는데 이서아가 임신한 사실을 모든 사람에게 숨겼다는 것에 더 놀랐다. 몇달간 회사 일과 사건에 치여 힘든 시간을 보냈다는 것만 생각하면 너무 마음이 아팠다. 임신 초기라 제일 반응이 심하고 힘들 때일 텐데 말이다. 정소라가 얼른 다른 요리를 주문했다.
“웨이터, 주문 몇 개만 더 합시다. 추어탕, 소갈비찜, 소머리국밥, 호박죽, 킹크랩 이렇게 주세요.”
임산부가 먹으면 좋은 음식들이었다. 칼시움과 철분, 그리고 비타민까지 보충할 수 있었다. 친구 딸이 임신했을 때 어떤 요리를 주문하는지 옆에서 본 적이 있었다. 진영자도 테이블에 올라온 요리에서 이서아가 먹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요리들을 한쪽으로 뺐다.
이서아는 한수호의 어깨에 기댄 채 어머니가 챙겨주는 것에 감동하면서도 임신한 사실을 속인 게 맞는 결정이라고 생각했다. 바로 말했다면 정말 템포가 느려질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이서아는 계획이 틀어지는 걸 좋아하지 않았다. 이 아이도 갑자기 들이닥치긴 했지만 전혀 예상하지 못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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