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86장 엔딩 2
한수호는 이서아의 질책에 어쩔 바를 몰라 했다. 그는 종래로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없었다. 이서아가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지 아니면 서러움을 쏟아내기 위해서인지 알 수 없어 얼른 이렇게 덧붙였다.
“네가 힘들어하는 걸 내가 어떻게 봐? 나 그렇게 복잡한 사람 아니야. 난 그냥 내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을 뿐이야...”
하지만 어디서부터 설명해야 이서아의 화가 풀릴지 알 수 없었다. 한수호는 차가워진 이서아의 두 손을 꼭 잡고 따듯한 이마에 가져다 대며 갈라진 목소리로 말했다.
“두 손으로 직접 원수를 갚고 싶어서 임정우의 도움도 안 받는데 내 도움은 받겠어? 그러니까 뒤에서 묵묵히 도와주려고 했지.”
마음의 짐을 덜려는 것도 아니고 희생정신을 뽐내려는 것도 아니었다.
“나는 유지호, 신강우, 오지성보다 더 못됐잖아. 전에 그렇게 괴롭혔으니 다 돌려받아야지.”
돌려받아야 마땅했다.
이서아는 손을 빼려 했지만 한수호가 너무 꽉 잡고 있어 빼지 못했다. 한수호가 고개를 들었다.
“순둥아, 사실 나는 네가 아는 걸 원하지 않았어. 나는 내가 죽을 때까지 네가 나 원망하기를 바랐어. 그러면 나의 죽음이 너의 행복이 될 테니까... 너만 기쁘다면 나는 죽어도 여한이 없거든.”
“그래서요?”
이서아는 목구멍에 뭐가 걸린 것처럼 말이 잘 나오지 않았다.
“그렇게 희생정신이 투철한 사람이 여기까지는 무슨 일로 왔어요? 곧 죽을 사람인데 결혼하면 평생 과부로 살라는 말인가요?”
한수호가 입술을 앙다물었다.
이서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상처 주는 말도 이제 그만하기로 했다. 그러자 거실이 다시 고요해졌다.
댄홀 가든은 다 좋았다. 문도 방음 처리를 했기에 문을 닫으면 바깥의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았다.
이서아가 한수호의 까만 눈동자를 빤히 들여다봤다. 외꺼풀이 깔끔하면서도 아름다웠지만 너무 슬퍼서인지 어딘가 힘이 없어 보였다. 이서아는 숨을 깊게 들이마시며 고개를 돌리자 장신구가 흔들리는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한수호가 몸을 일으키더니 이서아가 고개를 돌리지 못하게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