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72장 상처받는 거 두 번 다시 보고 싶지 않거든요
하은영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얼굴로 룸미러를 바라보았다.
“오지성이 나한테 맹세하라고 하더라고. 만약 사람을 넘겨준 뒤에 내가 약속을 어기면 그때는 올해 생일을 넘기지 못하고 죽게 될 거라고.”
한수호가 가볍게 웃었다.
“비겁한 인간이지. 그런데 했어. 그래서 풀어준 거야.”
하은영이 알기로 한수호는 불교 신자가 아니었다.
그래서 한수호가 그딴 허무맹랑한 맹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게 이해가 가지 않았다.
‘혹시 몸 상태 때문인가?’
하은영은 그 생각에 저도 모르게 속도를 낮췄다.
“대표님...”
“차 돌려서 진주 아파트로 가.”
한수호가 그녀의 말을 끊어버렸다.
“네, 알겠습니다.”
진주 아파트에 도착했을 때 시간은 9시가 조금 넘어있었다.
차에서 내린 두 사람은 마침 함께 산책하고 있던 여진수 부부와 마주치게 되었고 그렇게 네 사람은 함께 집으로 올라갔다.
집 안에 들어서자마자 여진수가 진절머리가 난다는 얼굴로 얘기했다.
“너랑 이 비서는 정말 하늘이 내린 한 쌍인 것 같아.”
그 말에 슬리퍼를 신던 한수호가 기분 좋은 듯 웃었다.
“듣기 좋네. 그런 얘기라면 더 해도 돼. 그런데 갑자기 왜 그렇게 생각하는 건데?”
여진수는 부엌으로 들어가 산책하기 전에 미리 데워뒀던 우유가 담긴 컵을 집어 들며 의자에 앉았다.
“오후에 이 비서가 우리 부부를 불러냈어. 그리고 지금은 네가 이렇게 찾아왔고. 이렇게 텔레파시가 잘 통하는데 하늘이 내린 한 쌍이 아니고 뭐야?”
한수호는 이서아가 두 사람을 불러낸 일에 관해서는 전혀 몰랐기에 자리에 앉으며 물었다.
“서아가 너희 두 사람을 불러냈다고? 왜? 무슨 일 있대?”
여진수는 생각하면 할수록 기분이 나빠 얼굴을 잔뜩 일그러트린 채 답했다.
“이 비서 때문에 우리 부부 사이에 비밀이 생겼어!”
그 말에 한수호가 눈썹을 꿈틀거렸다.
그때 권소혜가 옆으로 다가왔고 여진수는 권소혜를 보더니 우유가 담긴 컵을 얼른 그녀 앞에 대령했다. 우유 위에는 마른 장미가 동동 띄워져 있었다.
여진수는 권소혜에게 우유를 건네준 다음 냉장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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