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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3장 어쩌면 이게 우리의 마지막일 수도 있겠네요

기분 탓인지 권소혜는 한수호가 어딘가 많이 변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심하고 차갑던 그의 두 눈은 어느새 날카로움과 냉랭함 대신에 태연함과 평온함 그리고 따뜻함이 감돌고 있었다. “대체 무슨 일을 하려는 거죠?” 권소혜가 진지한 얼굴로 물었다. 이에 한수호는 자신이 하려는 일에 관해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다 그녀에게 얘기해주었다. 권소혜는 그의 말에 처음에는 경계했다가 중간쯤에는 경악했다가 마지막에는 복잡한 얼굴로 한숨을 내쉬었다. 옆에서 듣고 있던 하은영의 눈가는 어느새 빨갛게 변해 있었다. ... 진주 아파트에서 나왔을 때는 이미 10시 반이 훌쩍 넘어 있었다. 한수호는 조금 쌀쌀한 저녁 바람에 또다시 기침을 했다. 그 모습을 본 하은영은 서둘러 뒷좌석의 문을 열었다. “대표님, 얼른 타세요.” 하지만 한수호는 뭔가 떠오른 듯 차에 올라타는 게 아닌 바람을 맞으며 이서아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오늘 밤에는 나 안 필요해?] [이제는 점점 능숙해지네요.] 이서아는 생각보다 빨리 답장을 보냈다. 하지만 여전히 그녀의 메시지에는 비아냥거림밖에 없었다. [아직 멀었지. 유일한 고객님인데 꽉 잡아야 하지 않겠어?] 한수호의 말에 이서아는 한참이 지나도록 답장을 보내지 않았다. 이에 한수호는 거절이겠거니 하고 천천히 차에 올라탔다. 뒷좌석에 앉은 그는 룸미러로 걱정스러운 눈빛을 보내는 하은영에게 대수롭지 않게 얘기했다. “어차피 해야 할 일이었어. 늦기 전에 미리 해놓는 것뿐이야. 인영이랑 둘이서 그간 고생 많았어. 두 사람은 내가 섭섭하지 않게 챙겨줄게.” 하은영은 뭐라 말을 하려고 입을 달싹거리다가 울컥해 서둘러 고개를 돌리고 눈물을 훔쳤다. 그때 한수호의 휴대폰 알림이 울렸다. 메시지를 보낸 사람은 다름 아닌 이서아였다. [나 결벽증 있으니까 씻고 와요.] [지금 어디야?] 한수호가 웃으며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자 이서아가 위치를 보내며 다시 답장했다. [한 시간 줄게요.] 한수호는 그녀가 보낸 위치를 보더니 미간을 찌푸렸다. 그러고는 앞 좌석에 있는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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