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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4장 나랑 결혼해

한수호가 이서아의 허리에 올린 손에 힘을 줬다. “그러면 케미가 왜 그렇게 좋은지 생각해 본 적 있어? 왜 학창 시절부터 임정우가 너를 그렇게 신경 쓰고 잘해줬는지 말이야.” 이서아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예요?” “그리고 임정우의 어머니 정소라 여사님까지 말이야. 처음 봤을 때부터 너를 마음에 쏙 들어 한 이유가 뭐라고 생각해?” 이서아가 미간을 찌푸렸다. “도대체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냐고요.” 한수호가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임정우랑 친자 감정해 볼 생각은 안 해봤지?” “헛소리하지 마요.” 이서아가 순간 그를 밀쳐내며 뒷걸음질 치다가 뒤에 있던 궤짝에 쾅 하고 부딪혔다. 그러자 진료소에 있던 의사가 바로 들어왔다. “아가씨?” 한수호는 그제야 이 진료소도 이서아의 사람으로 깔려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의사는 안색이 그나마 괜찮던 이서아가 갑자기 얼굴이 하얗게 질린 걸 보고 혹시나 어디 아픈 줄 알고 이렇게 물었다. “아가씨, 해독제 아직 안 드신 건가요?” 이서아가 병세가 심각해진 건 확실히 약을 먹어서 그랬다. “나는 괜찮아요. 나가보세요... 우리 아직 할 얘기가 남아 있어요.” 이서아는 고개를 저으면서도 눈빛만은 한수호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그러자 의사가 조용히 밖으로 물러갔다. 이서아가 한수호의 멱살을 잡았다. 손에 힘은 들어가지 않았지만 한 글자 한 글자 겨우 뱉어내고 있었다. “말... 똑바로 해요.” 이에 반해 한수호는 오히려 덤덤해 보였다. “본가 근처에 있던 야시장이 왜 갑자기 없어졌을까?” 이서아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말했다. “누군가 시청에 민원을 넣었다고 들었어요.” 한수호가 대답했다. “누가 할 일 없이 30년 넘게 이어온 야시장을 치우려 하겠어? 근처 주민들과도 잘 지내고 이익 분쟁도 없는 곳인데.” 이서아가 이를 악물었다. “당신이 그걸 어떻게 알아요?” “네가 그 사람들과 너무 가깝게 지낼까 봐 그런 거지. 그러다 보면 옛날얘기가 나올 거고. 예를 들면... 아가씨, 옆에 선 남자 어릴 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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