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10장 숨겨진 신분
엘리자베스 부인의 수하가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말했다.
“지금 이산리아로 도망간 것으로 보입니다. 아직 많은 네티즌들이 지켜보고 있습니다. 더 쫓을까요?”
정상이라면 이때 관두는 게 맞았다. 더 경거망동했다가는 정체가 탄로 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엘리자베스 부인은 내키지 않았다. 이렇게 좋은 기회를 그대로 놓친다는 게 너무 아까웠다.
마침 두 사람 다 지켜줄 사람이 곁에 없었기에 제일 무너트리기 쉬울 때였다. 전에는 무적이라 손을 쓰려고 해도 쓸 수가 없었다.
게다가 엘리자베스 부인은 이서아의 숨겨진 신분도 알아냈다.
‘그 여자 정말... 안 돼. 절대 로피 가문으로 돌아와서는 안 돼.’
댄홀 부인은 그해 유서를 작성해 놓은 상태였다. 만약 이서아가 숨겨진 신분으로 다시 돌아온다면 거액의 주식을 받을뿐더러 크리스에게 힘이 되어 가주 자리에서 끌어내릴 수 없게 된다.
게다가 오지성은 한수호를 죽이고 싶어 했다. 엘리자베스 부인이 오지성과 손잡은 원인이기도 했다.
만약 두 사람 다 죽이지 못한다면 각자의 자리로 돌아갔을 때 사라져야 하는 건 오히려 엘리자베스 부인과 오지성이었다. 그러니 이서아와 한수호는 지금 무조건 죽어야 했다.
엘리자베스 부인은 결심이라도 내린 듯이 말했다.
“계속 따라붙어.”
수하가 말렸다.
“그러다 탄로 나면...”
엘리자베스 부인이 유리컵을 그쪽으로 던졌다.
“조심하면 되잖아. 내가 그것까지 가르쳐줘야 해? 그러면 너희들이 왜 필요하겠어? 어떻게 죽일지까지 알려줄까? 빨리빨리 안 움직여?”
수하가 황송한 표정으로 얼른 대답했다.
“네.”
대답을 끝으로 얼른 방에서 물러갔다.
엘리자베스 부인은 두 손으로 책상 모서리를 짚고 고개를 들어 컴퓨터 화면에 나오는 이서아와 한수호를 보며 서늘하게 웃었다.
이서아가 죽고 나면 크리스 차례가 될 것이다. 그렇게 로피 가문의 상속권을 얻어 댄홀 부인을 잇는 두 번째 여자 가주가 되고 싶었다.
...
한편, 밀란느.
이서아와 한수호는 여러 교통수단을 바꿔가며 추격해 오는 사람들을 피해 밀란느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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