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04장 손쓸 수 없는 상태
한수호가 얼른 손을 빼더니 강가로 가서 깨끗하게 씻자 손바닥에 고였던 피가 강물에 씻겨 순간 사라졌다.
이서아가 한수호에게로 다가갔다. 순간 기침을 참느라 부들부들 떨리는 한수호의 어깨가 눈에 들어왔다.
한수호는 마른 것 같았다.
3월 말이라 날씨가 따듯해졌지만 그는 여전히 두꺼운 옷을 입고 있었다. 위장하느라 입은 도우미 작업복을 벗자 안에는 심플한 터틀넥 스웨터가 보였다.
카라는 성대를 살짝 덮고 있었다. 슬림핏이라 허리를 숙이고 있자 척추뼈가 툭 튀어나온 게 보였다.
이서아는 한수호의 몸 상태를 대략 알 것 같았다.
폐에 종양이 생긴 지 3년이 넘었다. 처음에는 수술하려고 해도 수치가 나오지 않았지만 설 전부터 수치가 높아지면서 수술을 할 수 있게 되었지만 한수호는 계속 수술을 미루고 있었다.
이서아는 한수호가 이기적인 사람이니까 꼭 수술해야 할 지경이라면 무조건 했을 텐데 하지 않았다는 건 아직 그렇게 심각한 상태가 아니어서 미루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보니 아니었다.
“몸이 손쓸 수 없는 상태가 된 거예요?”
이서아가 물었다.
한수호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
“너무 빨리 달려서 그래... 손쓸 수 없긴 뭐가 없어. 아까 혼자서 3명을 쓰러트린 거 못 봤어? 그러니까 너도 좀 좋은 걸 바라. 자꾸 나 저주할 생각하지 말고.”
이서아는 핏기 없는 한수호의 입술을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병원으로 가요.”
“지금? 안 돼. 일단 제일 시급한 건 귀국이야. 다른 건 돌아가서 얘기해.”
이서아가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
“내가 당신 유골을 안고 돌아가길 바라는 거예요? 지금 당장 병원 가요.”
이서아는 결정했다는 듯이 병원으로 출발하려 했다. 하지만 여기는 졸졸 흐르는 강과 까마득한 숲만 보일 뿐 그 어떤 표지판도 없었다.
이서아가 하는 수 없이 이렇게 물었다.
“핸드폰 챙겨왔어요?”
한수호는 어쩔 수 없이 핸드폰을 이서아에게 넘겨줬다. 핸드폰에 들어있는 걸 이서아가 봐도 괜찮다는 듯이 말했다.
“비밀번호는 네 생일이야.”
이서아가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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