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88장 목숨으로 갚다

이서아가 카페에 도착하자 휠체어에 앉아 있는 신강인이 보였다. 다리는 점차 회복되고 있었고 나쁘지 않은 상태였다. 하지만 크게 다쳤으니 적어도 몇 달 동안은 제대로 걸을 수 없을 것이다. 신강인은 경호원을 대동했고 테이블 위로 커피가 놓여 있었지만, 한 모금도 마시지 않은 것 같았다. “신 교수님.” 이서아가 앞으로 걸어가며 먼저 물었다. “요즘 다리는 어떠세요?” “집에서 벽을 짚고 몇 걸음을 걸을 수 있는 정도예요. 의사 말로는 예상보다 회복이 빠르다고는 하는데.” 신강인은 경호원더러 이서아의 커피를 주문하라고 눈치챘다. “아메리카노로 주문 부탁해요. 많이 피곤해 보이는데 요즘 제대로 쉬지 못한 거예요?” “일주일 동안 경북에서 처리할 일이 생겨 제대로 잠을 자지 못했어요.” 이서아가 자리에 앉았다. 신강인이 덤덤하게 웃어 보이며 말했다. “서아 씨가 세울에 없는 동안 SY그룹에 난리가 생겼어요.” 이서아는 입술을 매만지며 말했다. “제가 그런 게 아니에요.” “서아 씨가 그런 게 아니라고 믿어요.” 신강인이 커피를 손에 쥐었고 안경에 까만 커피가 반사되었다. “그저께 정우 씨를 만났어요. 그리고 정우 씨에게 이 일을 벌인 게 아닌지 물었어요.” “뭐라고 대답하던가요?” “인정하지 않더군요. 하지만 SY그룹을 절대 놔주지 않을 거라고 했어요.” 신강인이 고개를 들더니 말로 형용할 수 없이 무거운 시선으로 이서아를 바라보았다. “서아 씨, 전에 저한테 약속했던 거 기억해요?” 이서아는 잠시 멈칫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기억해요.” 신강인이 이서아를 대신해 교통사고가 났던 날, 신강인은 부탁 하나만 들어 달라고 했었다. 무슨 부탁인지 정확하게 말하지 않았으나 때 되면 다시 연락하겠다고 했었다. 신강인은 입술을 매만지며 말했다. “제가 비겁하다고 욕해도 좋아요. 그 약속을 제 형을 살리는 데 쓰고 싶어요.” “...” “두 사람 사이 일은 나도 전해 들었어요...” 신강인이 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내가 모른다고 하면 정말 거짓말이겠죠.” “신씨 가문이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