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82장 다툼

“내가 임정우라고 확신하는 것이 아니라 네가 그렇게 생각하는 거야.” 한수호는 부드럽게 말했다. “임정우가 벌인 짓이라고 확신하지 않았다면 그렇게 두려워하지도 않았을 거잖아.” 이서아는 목이 메어 고개를 돌리고 그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마침 김지영이 휴대폰을 그녀에게 건넸다. 임정우의 전화였다. 이서아는 즉시 일어나 VIP 라운지 밖으로 나가 전화를 받으며 첫 마디로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SY 그룹의 과학기술원 사건은 정우 씨가 한 거예요?” 임정우는 그녀가 있는 환경이 아직 공항임을 알아채고는 평온하게 말했다. “아직 호텔로 돌아가지 않았어? 내가 미리 너한테 저녁을 준비해 두었으니 얼른 가서 조금이라도 먹어. 밤에 배고플 거야.” 이서아는 긴장된 목소리로 말했다. “나 지금 세울로 돌아가려고 해요.” 임정우가 단호하게 말했다. “경북의 일을 먼저 처리해. 이쪽은 내가 알아서 할게.” 이서아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정우 씨가 한 일이든 아니든 지금 이대로 경북에 있을 수 없어요. 난 돌아갈 거예요.” 임정우는 그녀를 부르며 말했다. “서아야, 말 좀 들어.” 이서아는 핏발 선 눈으로 처음으로 그에게 큰 소리로 말했다. “내가 말했잖아요. 지금 당장 돌아가야 한다고!” 한수호는 그 소리를 듣고 문 쪽을 바라보았다. 임정우는 전화 너머로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널 경북에 보낸 건 세울의 일에 너를 엮고 싶지 않아서야.” 이서아는 머리가 윙윙거렸다. “그러니까...폭발은 정말 정우 씨가 벌인 일이에요?” 그녀는 감정을 제어할 수 없었다. “미쳤어요?! 4명이 죽고 17명이 다쳤어요. 그 사람들은 우리와 아무런 관계도 없는 무고한 사람들이라고요! 그 사람들은 왜 끌어들이는 거예요!” 임정우는 잠시 침묵했다. 그 침묵은 이서아가 자신을 오해하는 것에 대한 속상함인지 아니면 자신의 행위에 대한 인정인지 알 수가 없었다. 한참이 지난 후 임정우는 반문했다. “넌 내가 그런 일을 저지를 사람으로 보여?” “그럼 내가 어떻게 생각해야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