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81장 무슨 근거로

이서아는 한수호의 태연한 표정을 바라보며 마치 솜에 주먹을 휘두르는 느낌이 들어 입술을 굳게 다물고 소파에 앉았다. 한수호는 차를 가져와서 말했다. “한번 마셔봐.” 장미에는 약간 쓴맛이 났지만 쌀 누룩의 달콤함이 그것을 잘 중화시켰다. 향긋한 냄새가 퍼지자 이서아의 미간이 서서히 풀어졌다. 몇 초 후 그녀는 한수호가 건네준 찻잔을 받았다. 한수호는 차가 마음에 드는지 연달아 몇 모금 마시는 이서아를 보며 눈빛이 부드러워졌다. “차는 신경을 안정시켜 줘. 이제 조금 덜 긴장되지 않아?” 이서아는 잠시 멈추고 그의 말을 다시 생각해 보았다. 그제야 그는 그녀가 너무 불안해하는 것을 보고 주의를 돌리려고 일부러 농담을 한 것임을 깨달았다. 이서아는 그의 호의를 받아들이지 않고 말없이 차를 계속 마셨다. 한수호는 그녀 옆에 앉아 휴대폰을 꺼내 상황을 파악한 후 신강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 서종시에 있는 신강우는 막 경찰서에서 나왔다. 심야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문 앞에는 기자들이 가득했다. 그는 경호원의 호위를 받아 안전하게 차에 올랐다. 한수호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어떻게 된 일이에요?” 신강우는 냉랭한 표정으로 말했다. “사고가 아니에요. 하지만 이 일은 분명히 SY 그룹에게 책임을 돌릴 거예요. SY 그룹에 문제가 생기길 바라는 사람이 누굴 것 같아요?” 그는 이서아를 의심했지만 한수호는 고개를 저었다. 한수호는 많은 사람들이 죽거나 다쳤다는 소식을 듣고 이서아의 얼굴이 즉각 창백해진 것을 보았는데 그런 그녀가 범인일 수는 없었다. 아무리 이서아가 강한 모습을 보이더라도 본질적으로 그녀는 선한 사람이었기에 소식을 접했을 때 그렇게 두려워하고 무서워했던 것이다. “이서아가 아니에요.” 이서아는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한수호의 눈빛은 차분하고도 확신에 차 있었다. 신강우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물었다. “무슨 근거로 그렇게 확신해요?” 한수호는 단호하게 말했다. “이서아가 만약 무고한 사람을 죽일 수 있는 사람이었다면 우리 모두 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