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78장 혼란

이서아는 다음 날 정오 12시까지 잠을 잤다. 그녀는 욱신거리는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욕실로 들어가 샤워를 해서 정신을 차렸다. 이서아는 양치질을 하면서 거울 속의 자신을 보았다. 밤을 새운 듯이 터진 실핏줄과 마주하자 어제 새벽 4시가 넘어서야 옛날 집에 돌아왔던 일이 떠올랐다. 그리고 한수호의 말이 떠올랐다. ‘어젯밤은 내가 3년 동안 가장 행복했던 날이야...’ 그녀는 양치질을 멈추고 거품을 뱉어 입을 헹구고 나서 세안 타월을 집어 얼굴의 물기를 닦으며 방을 나섰다. 물을 마시기 위해 아래층으로 내려가려고 문을 열자마자 복도의 소파에 앉아 있는 남자를 보았다. 임정우였다. 이서아는 순간 멈칫하며 자신이 잘못 본 줄 알고 눈을 다시 한 번 크게 뜨고 보았지만 그는 정말로 임정우였다. “... 언제 돌아왔어요?” “아침 비행기로 방금 도착했어.” 임정우는 아래에서 위로 그녀의 전신을 훑어보고 나서 일어서며 말했다. “왜 이렇게 급하게 돌아왔어요? 놀이공원 일은 잘 처리됐어요?” 이서아는 어젯밤 여러 가지 사고로 인해 임정우에게 전화를 걸어 놀이공원 일에 대해 묻는 것을 잊었다는 것을 이제야 기억했다. 차가운 갈색 눈동자로 그녀를 바라보는 임정우의 깊은 눈빛에는 이서아가 이해할 수 없는 감정이 담겨 있었다. 이서아는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얼굴을 만졌다. “왜 그렇게 나를 쳐다봐요?” 임정우는 이미 이서아가 어젯밤 몇 시에 돌아왔는지 경호원에게 물어보았고 경호원은 그녀가 들어갈 때 입었던 옷과 나올 때 입었던 옷이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어젯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미 짐작할 수 있었다. 임정우는 뭔가 할 말이라도 있는 것처럼 망설였지만 그저 이서아를 십여 초 동안 바라만 볼 뿐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한참이 지나서 임정우가 입을 열었다. “놀이공원 일은 좀 복잡해. 그 뒤에는 내 고모가 있어. 그래서 너와 어떻게 처리할지 상의하려고 돌아온 거야.” “엘리자베스 부인이요? 왜 또 그 여자예요?” 이서아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국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