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77장 약속

노정민이 얼른 답했다. “서아 씨는 취했어요.” “술 많이 마셨어요? 신강우 씨의 집에서 마신 건가요?” 임정우는 의심스러워하며 물었다. 이서아가 그들과 그렇게까지 술자리를 즐기며 마실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매실주를 마셨어요. 그 술은 뒤끝이 좀 세서 많이 마시지 않았지만 금방 취하더군요.” 노정민은 이렇게 대답했다. “지금 서아는 옛날 집에 있어요?” “네, 맞아요.” “그럼 정민 씨는요?” 임정우는 노정민의 곁에서 여자의 목소리를 들었다. 노정민은 혀로 뺨을 굴리며 말했다. “크리스 씨, 지금 나를 감시하는 거예요? 난 크리스 씨에게 이런 질문에 답할 의무가 없는 것 같은데요.” “아뇨. 의무가 있죠.” 임정우는 냉정하게 말했다. “왜냐하면 서아가 정민 씨가 서아를 보호할 거라고 했기 때문에 내가 김지영을 데려간 거예요. 그렇지 않으면 이런 일은 김지영에게 물어보면 알 수 있었겠죠.” “정민 씨가 김지영의 자리를 대신해서 서아의 곁에 남아 있기 때문에 정민 씨는 이 질문에 답할 의무가 있는 거예요. 서아는 지금 도대체 어디에 있나요?” 노정민은 쉽게 말을 하지 않았다. “그렇게 알고 싶으면 직접 돌아와서 보든가.” 말을 마치고 그는 전화를 끊었다. 임정우는 이서아 곁에 있는 경호원에게 연락을 취했고 경호원은 이서아가 한수호와 함께 신영 별장에 갔고 이미 두 시간이나 지났으나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임정우는 천천히 전화를 내려놓으며 그 순간 모든 것을 이해했다. 이것은 일석삼조의 계략이었다. 신강우와 엘리자베스 부인은 놀이공원 사고를 공동으로 계획했다. 첫째는 이서아를 공격하기 위해서였고 둘째는 그를 경북으로 불러내어 한수호가 이서아에게 무언가를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으며 셋째는 이 사건의 영향을 확대하여 그가 로피 그룹에서의 위치를 흔들기 위해서였다. ‘정말 대단하군.’ 임정우는 세면대 위의 물건들을 바라보다가 갑자기 손을 들어 모두 바닥에 쓸어버렸다. 그는 서늘한 눈빛으로 그날을 떠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