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74장 내가 동의할 것 같아?

이서아는 한수호에게 가지 않고 문가에 있는 소파에 앉았다. 한수호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웃으며 주치의에게 말했다. “선생님, 저쪽으로 가서 서아를 봐주세요.” 주치의는 알겠다는 듯이 이서아 앞에 가서 말했다. “이서아 씨, 손 좀 주시겠어요?” 이서아는 손목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고 의사는 그녀의 맥을 짚었다. 이서아는 오늘 밤의 일을 다른 사람에게 알리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으면 소문이 퍼져 임정우의 귀에 들어갈 수 있었다... 한수호는 그녀의 의도를 알아채고 차분히 말했다. “걱정 마. 내 주치의는 함부로 말을 하고 다니지 않아. 네 약혼자는 알지 못할 거야.” 그의 말 속에 담긴 비아냥을 감지한 이서아가 답했다. “알면 됐어요. 우리는 결혼할 거니까요.” 한수호가 서늘한 말투로 말했다. “내가 그렇게 되게 놔둘 것 같아?” 이서아는 그를 바라보았다. 한수호의 차가운 얼굴에 실린 강렬한 공격성은 마치 늑대 무리의 알파 같이 선명하고 예리했다. 그의 말은 농담이 아니었다. 이서아는 그의 말을 받지 않았다. 의사가 맥을 다 짚고 나서 이서아가 물었다. “약을 누가 탔는지 알아냈어요?” 한수호는 잠시 멈칫했다. “너무 갑작스러워서 아직은 못 알아냈어.” 방금 샤워를 하다가 뭔가를 생각해낸 이서아가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한수호 씨의 여동생 강소현이죠? 이런 일을 처음 하는 것도 아니잖아요.” 옛날에도 그들을 화해시키기 위해 그녀를 숲으로 유인해 한수호가 영웅 행세를 하게 만들지 않았는가. 강소현이 좋아하는 방식이다. 사실 한수호도 이 점을 짐작하고 있었기에 이렇게 말했다. “소현이는 아직 어려. 너무 고깝게 생각하지 마.” 이서아는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강소현이 신강우 씨의 영역에서 이런 짓을 할 수 있다니. 분명 신강우 씨가 묵인했겠죠.”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때 주치의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서아 씨가 복용한 약물은 비교적 약해서 많이 휘발되었기 때문에 지금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