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75장 너무 기뻐서 그래
실내는 조용했다.
한동안 시계의 째깍거리는 소리만 들렸다.
이서아는 고개를 숙이고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며 바쁜 척했지만 사실 몇 개의 어플을 왔다 갔다 할 뿐 별다른 목적은 없었다.
이메일을 열어 업무 메일을 확인하려 했지만 어제 밤에 이미 다 처리했고 오늘의 메일은 아직 도착하지 않아 메일함은 텅 비어 있었다.
그녀는 김하나와 대화를 시도했지만 이미 새벽 2시 30분인 지금 직장인 김하나는 당연히 잠들었을 시간이었다.
할 일이 없자 이서아의 기분도 약간 짜증이 났다. 평소에는 일 처리가 빠릿한 하은영이 이번에는 왜 이렇게 늦어지는지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그때 한수호가 갑자기 말을 꺼냈다.
“할 일이 없다면 내 서재에서 책 한 권을 가져와도 돼. 밖에 비가 와서 하은영이 빨리 오지 못할 거야.”
비가 오는지 몰랐던 이서아는 무의식적으로 창문을 바라봤다.
유리에서 흘러내리는 물방울에 비친 도시의 불빛이 불규칙적인 도형을 만들어냈다.
이서아는 고개를 돌려 말했다.
“무슨 근거로 내가 할 일이 없다고 생각해요?”
한수호는 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
“만약 내가 두 눈으로 봤다고 하면 그걸 시비로 받아들일 거야?”
“...”
그가 자신을 너무 잘 아는 것이 싫었던 이서아는 톤을 높여 말했다.
“한수호 씨는 정말 똑똑해요. 그렇죠?”
한수호는 더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화제를 돌렸다.
“아니면 신강우와 오지성이 오늘 백인하를 네게 보낸 이유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이서아는 그가 대화 주제를 찾으려는 것처럼 보였다. 마치 그녀의 화를 달래려는 그의 모습에 숨이 가빠졌고 자신이 한 말이 마치 장난처럼 들려서 더욱 말문이 막혔다.
그녀는 고개를 돌리고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한수호는 부드러운 눈빛으로 그런 그녀를 바라보았다.
몇 분 뒤 이서아가 고개를 돌려 그를 응시하며 물었다.
“한수호 씨의 고견을 말씀해 보시죠?”
이서아는 어차피 여기서 떠날 수도 없는 마당에 마냥 앉아서 그에게 조롱당하느니 유용한 이야기를 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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