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59화 최선

필드는 실외 잔디밭에 세워져 있었다. 아직 봄이 오지 않아 잔디밭은 온통 노랬다. 이서아는 찻잔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바람에 찻잔이 흔들리며 차에 파문이 이는 걸 보고 이서아는 이를 꽉 깨물었다. 신강우가 찻잔을 다시 들었다. “내 말 못 믿겠으면 직접 유지호 씨 찾아가서 확인해 봐요. 감옥에 들어가서까지 이런 일로 이서아 씨를 속일 필요는 없잖아요.” 이서아는 눈꺼풀을 들어 자기보다 나이가 많고 침착한 신강우를 바라봤다. “근데 이해가 잘 안 가네요. 신 대표님이 왜 내게 이런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설마 우리 두 사람이 화해하길 바라는 거예요?” 신강우가 덤덤하게 말했다. “원수는 빨리 푸는 게 좋아요. 이렇게 싸우다가 양쪽 다 다칠 것 같아서 그래요.” “로피 그룹이 힘이 되어준다고 하지만 아직 중천에 떠 있는 해와도 같은 SY 그룹, 스타 그룹과 오문 그룹을 끌어내리지는 못할 거예요. 반대로 로피 그룹이 이서아 씨를 보호하고 있으니 우리도 이서아 씨를 어쩔 수는 없겠죠.” “그럴 바에는 차라리 오해를 풀고 화해하는 게 어떨지 해서요. 지금처럼 파트너로서 이익만 생각하고 우호적인 관계로 나아간다면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을 텐데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아니겠어요?” 이서아가 가식적으로 웃었다. 흐름을 빨리 읽는 사람이 위대한 사람이라고 했다. 예전에는 죽기를 기다리는 것과 죽이는 것 이 두 가지 선택지가 있었다면 신강우가 화해라는 새로운 선택지를 만들어냈다. 화목하면 없던 재물도 생기게 하고 미소는 원수를 녹일 수 있다고 했다. 이서아가 고개를 돌려 아직 필드에 서 있는 대표들을 힐끔 쳐다보더니 차갑게 말했다. “신 대표님이 한 말이 진짜라고 쳐요. 나를 지키기 위해서 한 일이긴 하지만 엄마는 결국 죽었잖아요. 그러니 한수호 씨는 여전히 엄마를 죽인 원수에요. 어떻게 들릴지는 모르겠지만 신 대표님은 엄마를 죽인 사람과 싸움을 멈추고 화해할 수 있겠어요?” 신강우가 미간을 찌푸렸다. “진영자 사모님은 인공 심장의 배터리를 뺏기는 바람에 죽은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