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43장 죽기를 바라는 게 아니야!
그 말에 두 사람은 그날 저녁의 절벽을 떠올렸다.
이서아가 그 절벽까지 도망간 건 당황해서 아무 곳으로나 달려간 것 같았지만 사실은 사전 답사 때 정해둔 장소였다.
절벽 아래에 이서아를 받아줄 사람이 대기하고 있었고 정말 절벽에서 뛰어내려도 아무런 위험이 없었다.
하지만 한수호가 이서아를 따라 같이 뛰어내리라고 생각지 못했다.
이서아가 안전하게 그물망에 떨어지자마자 자신을 부르는 한수호의 목소리와 당황한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에 놀라서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캄캄한 암흑 속에서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무언가를 보았다.
이서아의 동공이 놀라서 커졌다.
그때 이서아의 옆에 서 있던 사람이 다급하게 말했다.
“방향이 이상해요!”
이대로 떨어지면 한수호는 그물망 밖으로 떨어질 것이다.
그리고 순식간에 한수호의 몸이 그물망의 끝에 걸쳐졌고 중력 작용으로 그물망에서 미끄러지면서 끝이 보이지 않는 깊은 절벽 아래로 떨어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이서아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급히 손을 뻗어 한수호의 손을 잡았다.
한수호의 몸은 이미 완전히 그물망을 벗어났고 이서아와 잡고 있는 손을 지탱해서 겨우 그물망 끝자락에 매달려 있었다.
그리고 이건 한수호가 처음으로 이토록 직접 죽음과 마주하는 순간이었다.
한수호의 발아래는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깊은 절벽이고 고개를 들어도 보이는 건 캄캄한 암흑뿐이었다.
한수호는 자신의 손을 온 힘을 다해 붙잡고 얼굴이 하얗게 질려버린 이서아를 보았다.
무서워서, 너무 놀라서, 긴장해서, 아니면 불어오는 바람에 온몸이 파르르 떨려와서 그랬던 것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그리고 이서아의 위에 떠 있는 달을 보면서 한수호는 자기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이서아가 자신이 죽기를 바라는 게 아니고 자신을 잡아줬다는 생각에 웃음이 나왔다.
한수호가 이서아를 불렀다.
“서아야.”
이서아쪽 사람들은 빠르게 한수호를 그물망 위로 끌어올렸고 그물망을 치우고 절벽 아래 가려진 동굴 안으로 몸을 숨겼다.
빠른 조치 덕분에 위에서 손전등으로 아래를 비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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